더스쿠프 천태만상
젠G의 세상 : 첫번째 이야기
태블릿PC로 쓰는 다이어리 유행
‘디지털 문구’ 산업까지 활성화

태블릿PC로 수업을 필기하는 것을 넘어 태블릿PC로 다이어리를 쓰는 세상이 왔습니다. 이젠 다이어리 속지와 스티커도 디지털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런 디지털 문구를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생겼습니다. 더스쿠프의 새 연재물 젠G의 세상 첫번째 편, ‘신통방통’한 신세대 다이어리 문화입니다.

태블릿PC로 다이어리를 쓰는 ‘디지털 문구’ 유행이 번지고 있다.[사진=애플 제공]
태블릿PC로 다이어리를 쓰는 ‘디지털 문구’ 유행이 번지고 있다.[사진=애플 제공]

아이패드 다꾸. 혹시 들어보셨나요? ‘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로 다이어리 꾸미기’란 말의 준말입니다. 태블릿PC에서 실행한 노트 필기앱을 예쁘게 꾸며 다이어리로 활용하는 걸 의미합니다. 수첩에 예쁜 스티커와 폴라로이드를 붙이던 걸 이제 태블릿PC로 하는 건데, 최근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가 넘쳐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여기엔 태블릿PC의 대중화도 한몫합니다. 한국갤럽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태블릿PC 보유율은 2020년 19.0%에서 2023년 40.0%까지 상승했습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의 보유율이 눈에 띄게 높았습니다. 10대와 20대의 보유율은 각각 61.0%와 55.0%에 이릅니다. 2명 중 1명은 태블릿PC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태블릿PC를 쓰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디지털 다꾸’가 유행처럼 번진 계기를 만든 건 ‘굿노트’입니다. 굿노트는 글로벌 1위 노트 필기앱입니다. 필기 배경지를 원하는 대로 바꾸고 사진 파일도 첨부할 수 있습니다.

굿노트 유저들은 이 기능을 바탕으로 ‘다꾸’에 나섰습니다. 종이 다이어리에나 있을 법한 속지로 배경지를 설정하고, 스티커 모양의 이미지 파일을 덧씌워 태블릿PC 속에 다이어리를 만드는 식입니다.


이 유행은 소수의 ‘금손(뛰어난 손재주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유저가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한 속지와 스티커를 공유하는 형태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아예 산업이 됐습니다. 다꾸에 쓰이는 디지털 콘텐츠, 이른바 ‘디지털 문구’를 전문으로 다루는 스타트업들이 생겼으니까요. 대표적인 게 ‘위버딩(webudding)’입니다.

2020년에 서비스를 론칭한 위버딩은 다이어리 서식, 스티커, 디지털 브러시 등 다양한 디지털 문구 콘텐츠를 판매하는 플랫폼입니다. 국내 디지털 문방구로 시작한 위버딩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돋움해 28개국 출신의 2800여명의 판매자가 1만8000여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엔 굿노트와 국내 독점 파트너쉽을 맺기도 했습니다. 위버딩 관계자는 “디지털 문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며 “최근 디즈니코리아와 체결한 라이선스로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디지털 문구의 인기에 올라탄 건 스타트업만이 아닙니다. 현재 위버딩에선 전통의 문구점 ‘모닝글로리’가 출시한 디지털 노트와 스티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역사가 깊은 문구 브랜드 ‘몰스킨’도 ‘스마트 라이팅 세트’란 이름의 디지털 다이어리를 출시했죠.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펜, 노트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럼 태블릿PC의 인기와 함께 등장한 디지털 문구 유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국내 시장 전망은 꽤 밝아 보입니다. 한국은 언급했듯 태블릿PC 보유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굿노트가 서비스하는 175개 국가 중 이용량 기준 상위 5위 안에 들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문구는 나름의 장점도 있습니다. 한 디지털 문구 이용자는 “필기 노트와 다이어리를 하나로 들고 다닐 수 있어 간편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며 “한번 구매하면 영원히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수품이던 다이어리까지 구현한 태블릿PC는 이제 무엇을 담을까요?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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