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갈팡질팡 고객에게 쐐기 박고 싶다면…
[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갈팡질팡 고객에게 쐐기 박고 싶다면…
  •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 호수 291
  • 승인 2018.06.06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쇼핑 하울

소비자들은 클릭 몇번으로 쇼핑을 하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연출된 모습만 볼 뿐, 실제 내가 그 옷을 입거나, 그 제품으로 화장했을 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어 최종 단계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그때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쇼핑 하울이다.
 

쇼핑 하울은 구매에 필요한 ‘확신’을 제공하는 귀중한 정보원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쇼핑 하울은 구매에 필요한 ‘확신’을 제공하는 귀중한 정보원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방금 배달된 택배상자를 열고 주문한 물건을 개봉한다. 부품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설명서대로 조립하는 과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조립이 끝난 제품을 작동시켜 보고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고 사용할지 설명한다. 이 모든 행위는 카메라 앞에서 이뤄진다. 2000년대 초반쯤 시작됐던 ‘쇼핑 하울(Shopping Hauls)’의 초기 버전이다.

쇼핑 하울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만한 소비자들이 쇼핑 경험을 공유하는 영상이다. 제품을 구매한 이유, 구매하는 과정, 구매 가격, 구매 제품의 특징이나 사용 방법 등을 공유한다. 초기에는 일반 소비자에게 낯선 하이테크 제품이나 신제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다루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제작된다.

2010년 무렵까지 소비자 구루(guru)들이 유튜브에 소개한 쇼핑 하울은 25만개에 달했다. 현재는 여러 수많은 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이 SNS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을 대상으로 쇼핑 하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Think with 구글’의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유튜브의 쇼핑 하울은 1000%나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용품, 생활용품의 쇼핑 경험을 소개하고 직접 사용한 결과를 보여주는 하울이 많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클릭 몇번으로 쇼핑하는 데 익숙해졌지만 실제 해당 제품으로 화장하거나 옷을 입었을 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때 쇼핑 하울은 시각적으로 보고 듣고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원이다.

재미와 유용성 동시 제공

쇼핑 하울 제작자(쇼핑 하울러)들은 쇼핑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과시한다. 그들은 ‘사회적 인정’이라는 비非금전적인 보상으로만 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인기가 많은 쇼핑 하울러들은 몇십만에서 몇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다. 

쇼핑 하울은 쇼핑 구매 촉진을 위한 상업적인 채널로 활용되는 예도 많아 제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브랜드나 유통업체의 지원을 받는 경우에도 제품의 색깔이나 모양, 제품의 사용 모습이 어떤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하울러가 현실적인 아바타 마네킹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쇼핑 하울에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다른 사람의 쇼핑 경험을 통해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필요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쇼핑 하울은 의사결정 초기 단계에서 여러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구매 버튼을 클릭하기 직전에 필요한 ‘확신’을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쇼핑 하울 그 자체가 하나의 소비 대상으로 가치가 있다는 거다. 쇼핑 하울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특정한 주제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트를 덧붙여 소비자가 원하는 재미와 새로움, 유용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물론 제품 협찬이나 하울러에 다른 지원이 있을 경우 그 사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2동 17층 1704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윤영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18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