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체 빅3는 왜 디저트를 탐하나
우유업체 빅3는 왜 디저트를 탐하나
  • 이지원 기자
  • 호수 297
  • 승인 2018.07.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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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빅3 ‘디저트 목장’의 결투

유업계 빅3(서울우유ㆍ매일유업ㆍ남양유업)가 오프라인 사업에서 새로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데다 국내ㆍ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성장 돌파구가 필요했던 유제품 업체들이 선택한 건 디저트 카페다. 신중하던 서울우유마저 뛰어든 경쟁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유업계 빅3의 ‘디저트 목장’의 결투를 취재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6월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 종로점을 열었다.[사진=뉴시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6월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 종로점을 열었다.[사진=뉴시스]

유제품 업체의 ‘냉장고 밖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유 시장(흰우유ㆍ가공유)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서울우유협동조합)는 지난 6월 서울 종로에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을 오픈했다. 2017년 8월 롯데마트 서초점에 숍인숍 형태의 밀크홀 1937 매장을 연 지 1년여 만이다. 서울우유까지 로드숍 매장을 내고 본격적으로 디저트 카페사업에 뛰어들면서, 유업계 빅3(서울우유ㆍ매일유업ㆍ남양유업)가 오프라인 사업 경쟁을 펼치게 됐다.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은 2009년 커피 전문점 ‘폴바셋’을, 남양유업은 2014년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 1964’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유제품 업체가 오프라인 사업에 열을 올리는 건 유제품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출산율 감소로 주요 소비층인 영유아가 줄고 있는 데다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제품 업체의 주력 품목인 흰우유(백색시유) 소비가 감소세라는 점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09년 28.3L에서 2017년 26.6L로 6% 줄었다. 같은 기간 우유 재고량은 5만4504t에서 10만7603t으로 두배가량 증가했다.

우유 소비량은 감소하는데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우유 PB상품을 출시하고, 저가공세를 편다는 점은 유제품 업체에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3월 출시한 PB상품 ‘온리프라이스 1등급 우유’가 흰우유 매출 1위(매출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1L 두개를 한묶음으로 판매하는 이 제품의 가격은 3000원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같은 양의 제조사 우유는 3700~4900원 안팎이다. 불황 탓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PB우유에 손을 뻗친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리프라이스 1등급 우유’는 출시 후 7월까지 551만개가 판매된 스테디셀러”라면서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팩을 사용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마진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유제품 업체 관계자는 “우유 제조사 대다수가 대형마트에 PB상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결국 제살 깎아 먹기나 다름없다”면서 “원유 생산원가가 높아 가격 경쟁을 벌이기는 어렵고, 유기농이나 동물복지 등 프리미엄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우유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국립축산과학원 조사 결과, 전체의 67%가 “흰우유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또 흰우유 적정 가격은 평균 1974원(1L당)이었다.

오프라인으로 넘어간 유업계 경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입산 유제품이 밀려들면서 우유를 가공한 유제품 경쟁력도 악화하고 있다. 유제품은 흰우유를 포함해 가공우유, 분유, 치즈, 버터 등을 아우른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2017년(1~11월) 국내 유제품 생산량은 188만9739t으로 수입량 197만1788t에 못 미쳤다. 수입량이 생산량을 앞지르면서 지난해 유제품 자급률은 48.9%를 기록했다. 50% 선이 무너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유제품 업체가 오프라인 사업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 다각화에 가장 먼저 뛰어든 건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2009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폴바셋 1호점을 오픈했다. 효과도 톡톡히 봤다. 이 회사는 2016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서울우유를 제치고 매출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의 2016년 매출액은 1조6347억원으로 서울우유(1조6037억원)보다 310억원 많았다.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의 폴바셋은 2020년 매장 수 2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의 폴바셋은 2020년 매장 수 2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09년 론칭한 폴바셋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폴바셋의 매출액은 2015년 484억원에서 2017년 756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2020년까지 폴바셋의 매장수 200개, 매출액 1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역으로 출점도 계획하고 있지만, 일관성 있는 품질 관리를 위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도 2014년 문을 연 디저트 카페 백미당 1964의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백미당의 매장 수는 현재 70여개로 올해 매장 수 1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장을 모두 직영 운영하고 있어, 크게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면서 “남양유업의 유기농 우유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제품 등을 판매해, 우유 소비를 확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 성공할까

신중하던 서울우유가 디저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서울우유의 ‘밀크홀 1937’ 종로점에선 소프트 아이스크림, 밀크티, 병우유, 리코타 치즈 등 다양한 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건강과 맛을 중점 가치로 두고, 서울우유의 신선한 원유를 활용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올해 두개 매장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발 늦게 디저트 사업에 뛰어든 서울우유. 유업계가 펼치는 냉장고 밖 경쟁에서 왕좌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유업계의 사업 다각화는 성패를 점치기 힘든 고육지책이라고 말한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유제품 업체의 핵심 축인 흰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흰우유를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게 유업계의 숙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흰우유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70%) 서울우유로선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성패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사업 다각화는 유제품 업체의 필수적인 선택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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