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뒤늦은 혁신] 수수료 낮춘다고 떠난 앱 돌아오려나
[원스토어 뒤늦은 혁신] 수수료 낮춘다고 떠난 앱 돌아오려나
  • 임종찬 기자
  • 호수 298
  • 승인 2018.07.27 11: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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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낮춘 원스토어 노림수 시장서 통할까

국산 앱마켓 원스토어가 파격적인 조건을 걸었다. 개발자들이 앱 유통의 대가로 받는 30%의 수수료를 최저 5%까지 낮춘 거다. 원스토어가 수익을 포기하면서 얻고자 한 건 앱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앱들은 이미 대형 마켓(구글플레이)의 충성고객이 된 지 오래다. 원스토어의 노림수가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원스토어 뒤늦은 혁신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해봤다. 

원스토어가 앱 유통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원스토어가 앱 유통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수수료를 최저 5%까지 내리겠다.” 지난 5일 모바일 앱마켓 원스토어가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내놨다. 먼저 앱을 유통하는 대가로 개발사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췄다. 개발사가 앱에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춘 경우엔 15%가 더 인하된다. 그러면 개발사는 이용자 결제 금액의 95%를 챙길 수 있다.

원스토어가 자금이 넉넉해서 이런 카드를 꺼낸 건 아니다. 지난해 원스토어는 매출 1156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2년 전(217억원)보다 줄었지만 상황은 더 나쁘다. 국내 앱 시장점유율도 전체의 11.6%에 불과하다(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원스토어 회원수가 3500만명을 찍었음에도 실적이 부진한 건 그만큼 실 이용자수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망도 작다. 현재 약 20만개의 앱이 등록돼 있다. 양대산맥인 구글플레이(309만개)와 애플 앱스토어(218만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두 앱마켓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정작 원스토어에는 등록돼 있지 않은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스토어가 수수료를 인하한 이유는 명확하다. 수수료를 확 낮춰 앱을 대거 입점시키겠다는 거다. 그러면 앱마켓이 활성화하고, 실적도 자연스럽게 오를 거란 계산이다.

문제는 이 카드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수수료를 내리는 것만으론 개발사들의 관심을 돌리기 어렵다. 개발사에 앱마켓은 단순한 판매채널이 아니다.

여기서 잠깐 시장 1위 앱마켓 구글플레이를 예를 들어보자. 구글플레이의 국내 이용자수는 월 평균 2931만명에 이른다(닐슨코리안클릭·6월 기준). 카카오톡(2918만명)과 맞먹는다. 구글플레이는 메인 화면을 이용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앱을 추천한다. 구글플레이 자체가 거대한 전광판인 셈이다.

구글플레이는 노출 방법도 여러 가지다. 가장 쉬운 방법은 마케팅 비용을 받고 광고 목록에 앱을 노출하는 것이다. 사전협의를 통해 출시일에 맞춰 메인 화면에 올리기도 한다.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단기간에 쓰는 대형 게임사가 이 방식을 선호한다.

‘기회의 땅’ 구글플레이

구글플레이로부터 ‘간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 구글 담당자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유용하거나 재미있는 앱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선정된 앱은 ‘에디터 추천’ ‘대한민국의 숨은 보석’ 등의 간판을 달고 이용자들에게 소개된다.

마케팅 업계 관계자들은 이 방식을 최고의 모바일 마케팅 기법으로 여긴다. 광고비 한푼 들이지 않고 어마어마한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한 중소 게임사의 앱이 추천 목록에 선정되자 다운로드 건수가 2500건에서 13만건으로 5160% 증가했다는 통계는 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구글플레이는 투자금이 부족해도 콘텐트만 뛰어나면 흥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면서 “1인 개발자, 중소 게임사 사이에서 ‘기회의 땅’으로 통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구글플레이의 파워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구글은 약 140개국에 구글플레이를 서비스 중이다. 콘텐트가 뛰어난 앱은 종종 전세계 앱마켓에도 동시에 소개된다. 해외 수출의 길이 열리는 거다. 높은 수수료, 구글 위주의 운영 방침에도 모든 앱 개발사들이 가장 먼저 구글플레이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원스토어로 돌아가보자. 원스토어도 앱을 추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앱마켓 ‘갤럭시 앱스’와 제휴도 맺었다. 해외 유통망을 갖추기 위해서다. 원스토어에 올린 앱은 자동으로 갤럭시 앱스에도 등록된다. 갤럭시 앱스는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모든 스마트폰에 담겨 있다. 자연히 해외 이용자들도 원스토어 앱을 접하게 된다.

이용자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펼쳤다. 원스토어는 앱 내 결제 시 이용자에게 결제금액의 5%를 적립해준다. 올 6월부턴 결제수단으로 이통3사의 멤버십 포인트도 지원한다. 다른 앱마켓들이 시도하지 않은 전략이다. 그럼에도 원스토어의 성과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구글플레이의 마케팅 파워는 거대한 이용자수에서 나온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구글플레이의 마케팅 파워는 거대한 이용자수에서 나온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전문가들은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지배자인 구글플레이와의 격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앱마켓은 변화의 폭이 큰 시장”이라면서 “언제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건 앱마켓이 아닌 앱 시장의 얘기다. 재미있는 앱, 유용한 앱이 나타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순위가 뒤바뀐다.

판세 뒤집긴 어려워

반면 앱마켓 시장은 4년째 구글플레이 ‘천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의 앱 생태계는 선점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는 두 플랫폼이 만나 형성됐다. 이용자 유입경로인 운영체제(OS)와 유통망인 앱마켓이다. 그런데 두개를 구글이 모두 쥐고 있다. 한국인 10명 중 7명이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그중의 90%가 구글플레이를 쓴다. 수수료 하나로 비집고 들어가기엔 구조가 너무 촘촘하다.”

원스토어도 ‘1인자’였던 시절이 있었다. 최초의 모습은 2009년 SK텔레콤이 출시한 ‘T스토어’다. 1등 이통사를 등에 업은 T스토어는 2012년 국내 앱마켓 점유율의 53%를 차지했다. 이때 애플 앱스토어는 35%, 구글플레이는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점점 두 앱마켓에 자리를 내주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KT·LG유플러스·네이버의 앱마켓을 합친 게 지금의 원스토어다. 6년 전 그때 수수료 인하 정책을 내놨더라면 판도는 크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수수료 인하책, 뒤늦은 전략에 불과할까. 결과는 곧 나온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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