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코쿠닝, 나의 달콤한 집이여
[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코쿠닝, 나의 달콤한 집이여
  •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 호수 300
  • 승인 2018.08.09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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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닝 트렌드

집에서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운동을 한다. 각종 위험요소가 날 위협하는 바깥보다는 집안이 훨씬 아늑하고 편안하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고, 불편한 사람과 마주 앉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이 자꾸만 자신만의 누에고치(cocoon)로 숨어드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코쿠닝 트렌드를 살펴봤다.  

클릭 몇번이면 방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안으로 숨으려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클릭 몇번이면 방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안으로 숨으려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위험하고 복잡한 현실세계를 외면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자신만의 세상에서 홀로 평화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누에고치(cocoon)에서 이름을 따온 코쿠닝(cocooning) 트렌드는 안전하고 안락한 자신만의 안식처나 보호막 안에 숨으려는 성향을 의미한다. 유명 마케팅 전문가인 페이스 팝콘은 1981년 코쿠닝 트렌드를 예측했다.

코쿠닝이 일반화된 이유는 정보기술과 유통채널의 발전에 있다. 식재료부터 옷이나 가전제품, 생활용품까지 모든 것을 방안에서 클릭 몇번으로 살 수 있어서다. 특히 우리나라의 놀라운 택배시스템은 주문한 다음날 문 앞까지 배달해주지 않는가. 쇼핑뿐이랴. 직장업무도, 놀이도, 운동도 모두 자신의 코쿤 안에서 가능하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누에고치 속에서 홈시어터로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컴퓨터로 교육을 받고, 디지털 스크린 앞에서 동영상을 따라하며 운동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스스로 고치를 짓고 칩거하려 하는 걸까. 페이스 팝콘은 초기 코쿠닝을 각종 공해와 사고, 그리고 무례하고 불편한 사람들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으로 봤다.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현상도 맥락은 좀 다르지만 위험하고 불편한 현실세계로부터의 도피라는 점에선 같다.

최근엔 미세먼지 등 외부적인 위험요소가 더 많아져 코쿠닝에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게 있다면 그때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자발적이란 거다. 집안에서 혼자 보내는 것이 실제로 더 즐겁고 편해졌기 때문이다.

밖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리려면 뭔가를 양보해야 한다. 가령, 원하지 않는 메뉴를 먹어야 한다거나 소음을 견뎌야 하거나 주변인으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 즐기면 그럴 필요가 없다. 친구가 필요하면 나의 안식처로 친구를 부르면 된다. 모든 것이 나의 니즈에 맞춰지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전혀 없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안전하다. 시간과 비용도 절약된다.

밖에서 하던 많은 것들을 집안으로 이동시키는 코쿠닝 트렌드는 여러 산업에는 큰 기회가 되기도 한다. 주거용 미니 홈바나 고급 카페용품, 홈스파, 가정용 운동기구, 가정용 치료기, 미용기기, 출장뷔페, 실내 놀이기구 등 관련 시장도 상당하다. 서비스 분야에서의 활용은 아직 더디지만 화상 교육이나 출장 의복맞춤, 출장 스킨케어, 가정진료 등도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코쿤족들에게는 자동차도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캠핑이나 운동이 가능한 놀이터가 된다.

밖에서 하던 활동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혼자 편하게 즐기는 이런 경향을 인스피리언스(insperienceㆍindoor+experience) 트렌드라 일컫기도 한다. 1인 가구의 증가, 노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자발적이든 비非자발적이든 자신의 코쿤 안에서 많은 것을 해결하려는 니즈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 4차산업혁명은 소비자들이 꿈꾸는 코쿤을 짓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Cocoon, My sweet cocoon!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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