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논란, 강북은 정말 ‘세금폭탄’ 맞았나
공시가격 논란, 강북은 정말 ‘세금폭탄’ 맞았나
  • 최아름 기자
  • 호수 331
  • 승인 2019.03.26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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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논란 타당한가

공시가격이 상승하자 여론이 또다시 불붙었다. 특히 강북 여론이 심상찮은데, 이유는 ‘왜 강남이 아닌 강북이 세금 폭탄’을 맞게 생겼냐는 거다. 실거래가가 껑충 뛰어오른 강남보다 강북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에 펜을 집어넣었다.

일부 공시가격을 향한 비판에는 실거래가가 빠져 있다.[사진=뉴시스]

3월 14일 오후 6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됐다. 열람이 가능하다고 고지했던 시간보다 6시간이 당겨졌다. 공시가격을 향한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었다. 종합부동산세·상속세·재산세·증여세·건강보험료 등 생활과 밀접한 세금과 복지의 기준이다보니 공시가격 발표는 매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특히 올해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 관심의 폭이 깊어졌다.

여론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실거래가는 그대로인데 공시가격만 올랐다” “같은 단지에서도 공시가격이 서로 다르다” 등의 비판이 줄을 잇는다. 강남보다 강북의 상승률이 더 높아 서민에게만 ‘세금 폭탄’을 떨궜다는 지적도 있다. 정말 그럴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상관관계를 따져봤다.

■실거래가 그대로인데 = 서울 관악구 신림동 금호타운 1차 아파트는 ‘실거래가는 그대로인데 공시가격이 오른’ 아파트로 꼽혔다. 이 아파트 단지의 전용면적 84㎡(약 25평) 아파트는 지난해 1월과 8월에 각각 3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격이 오르지 않은 셈이다. 반면, 공시가격은 2018년 2억4600만원에서 2019년 2억8100만원으로 올랐다. 실거래가는 그대로인데 공시가격이 올랐으니 공시가격을 잘못 산정한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추이를 더 길게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계추를 2016년으로 돌려보자. 그해 금호타운 1차 아파트는 평균 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약 2000만원이 올라 평균 실거래가는 3억4400만원. 2018년에는 언급했듯 3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격이 매년 2000여만원, 4000여만원 오른 셈이다.

하지만 그 기간(2017~2018년) 금호타운 1차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억4600만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실거래가가 올라도 공시가격은 그대로였다는 얘기다. 2018년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추이만 보면, 공시가격이 급등한 것 같지만, 범위를 조금만 길게 잡아도 반대 상황이 연출된다.

일례로, 기간을 2016~208년으로 설정하면 금호타운 1차 아파트는 평균 실거래가가 6000만원 오르는 동안 공시가격은 3500만원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 ‘실거래가는 그대로인데, 공시가격만 올랐다’는 비판은 그래서 설득력이 없다.

■실거래가 하락했는데 = 공시가격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실거래가가 소폭 하락한 곳도 있는데 왜 공시가격이 올랐느냐는 지적도 많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약 25평) 예를 들어보자. 2018년 평균 실거래가는 17억8900만원이다. 2019년 2월 거래된 매물은 16억8000만원이고, 매물로 올라와 있는 아파트는 16억5000만원이다. 언뜻 실거래가는 약 7% 하락했다.

그렇다면 2019년의 공시가격은 어떨까. 2018년과 비교하면 10억1300만원에서 11억400만원으로 9%가량 상승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답은 ‘조사 시점의 간극’에 있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는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한다. 쉽게 말해, 2019년 공시가격의 기준은 2019년 1월 1일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2019년 1월 1일 이후의 실거래가를 공시가격에 반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연히 은마아파트의 2019년 공시가격도 2018년 상승한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것이다. ‘2019년 실거래가가 하락했는데, 2019년 공시가격이 오른 건’ 시차 때문이라는 거다. 한국감정원 공시가격 담당자의 설명 역시 조사 시점을 언급한다. “엄밀히 말하면 2019년에 발표되는 공시가격은 2019년의 시장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 2018년의 상승치가 반영된 것이 2019년에 공시가격으로 발표되는 것이다.”

■강북만 폭탄 맞았나 = 논란은 또 있다. 강북 아파트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강남보다 높다는 비판이다. 분명히 ‘고가 아파트’를 겨냥해 공시가격을 올려다고 주장했는데, 강남 밖 서민이 세금 폭탄을 맞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비판 역시 설득력이 없다.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상승폭을 따른다. 강남보다 강북 일부 아파트의 실거래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공시가격도 그만큼 올랐을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공덕삼성아파트 전용면적 84㎡의(약 25평)’는 2017년 평균 실거래가가 6억8700만원이었다. 2018년에는 3억원이나 껑충 뛰어 9억87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1억원까지 올랐다. 다시 말해 2018년과 2019년의 실거래가 상승률은 각각 43%, 11%였다. 공덕삼성아파트의 2019년 공시가격 상승률인 20%는 ‘급등’한 실거래가를 뒤늦게 따라갔을 뿐이다. 그럼 강남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낮을까.

서초 서초래미안, 강남 은마아파트, 송파 잠실트리지움 강남 3구 3개 단지의 2018년, 2019년 실거래가 평균 상승률은 27%, -5%였다. 올해 이 단지들의 평균 공시가격 변동률은 13%다. 어떤가. 비슷하지 않은가. 공시가격을 좁게 해석하는 일은 왜 발생하는 걸까.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의 설명이다. “의도와 목적이 명백한 해석이다. 세금을 올리지 말라는 거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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