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뚝심경영으로 ‘파괴적 혁신’ 꾀하다
최신원 회장, 뚝심경영으로 ‘파괴적 혁신’ 꾀하다
  • 고준영 기자
  • 호수 366
  • 승인 2019.12.0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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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SK네트웍스가 ‘파괴적 혁신작업’을 꾀하고 있다. 주축사업을 과감히 접고, 렌털이란 신사업으로 무장했다. 이런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이는 2016년 취임한 최신원(67) 회장이다. 그는 취임 초기 사업부문장들과 미래성장동력을 두고 끝장토론을 벌일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고, 결과를 냈다. 하지만 최 회장과 SK네트웍스 앞엔 난제가 여전히 쌓여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최신원 회장의 뚝심경영과 파괴적 혁신과정을 취재했다. 

최신원 회장이 취임한 이후 SK네트웍스는 렌털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사진=연합뉴스]
최신원 회장이 취임한 이후 SK네트웍스는 렌털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사진=연합뉴스]

2016년 3월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경기도 청평에 있는 별장으로 각 사업부문장을 불러들였다.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사업을 구상하던 바로 그 별장, SK그룹의 창업정신을 상징하는 곳이었다. 이 별장에서 최 회장은 “미래 플랜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부를 것이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사업부문장들과 1박2일 끝장토론을 벌였다. 

SK네트웍스는 당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최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 해인 2015년 열린 면세점 사업권 입찰전에서 두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KT금호렌터카를 인수해 렌터카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도 물거품으로 끝났다. 무엇보다 실적이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치명적이었다. 

최 회장이 선택한 변화는 예상보다 파격적이었다. 업계의 이목이 쏠릴 정도로 사업 개편작업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정체성이 흔들리던 패션사업부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주축이던 에너지사업의 몸집을 줄여버린 건 단적인 사례다. 액화석유가스(LPG) 사업과 유류도매 사업을 각각 SK가스와 SK에너지에 넘긴 것도 그 무렵(2017년)이었다.

패션ㆍ에너지사업을 렌털로 대체

회사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변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게 아니냐는 거였다. 최 회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휴대전화 제조사업에 손을 댔다가 처참하게 실패해 SKC 회장직에서 물러난 최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절하하는 목소리였다. 실제로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SK네트웍스의 실적이 줄곧 내리막을 걷자 이런 비관론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최 회장을 둘러싼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마저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SK네트웍스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1.7% 증가했다. 

 

이런 깜짝 실적을 견인한 건 혁신적 사업개편이었다. 최 회장이 패션사업과 에너지사업의 빈자리를 렌털로 채운 게 ‘신의 한수’가 됐다는 얘기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11월 생활가전 렌털기업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사들인 데 이어, 올 1월엔 렌터카업계 4위 기업 AJ렌터카의 지분(42.2%)을 인수했다. 렌털을 기반으로 한 홈케어와 모빌리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최 회장의 장기 플랜이 적중한 셈이다.

실제로 SK네트웍스의 3분기 영업이익 833억원 중 렌털사업의 비중이 85%(716억원)에 이른다. 가전렌털을 맡고 있는 SK매직은 352억원, 렌터카 사업부문인 SK렌터카와 AJ렌터카가 각각 194억원, 170억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SK매직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인수 이듬해인 2017년 3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SK매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15.5%에 불과했지만 올 3분기엔 42.3%까지 뛰었다.
 
‘선택과 집중’을 택한 렌터카 사업도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1월 15일 SK네트웍스는 주주총회에서 렌터카 사업을 AJ렌터카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르면 올해 안에 SK네트웍스-AJ렌터카를 통합한 법인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두 브랜드를 통합하면 시장점유율이 22.5%(8월 기준)까지 상승해 23.6%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렌터카를 압박할 수 있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합법인이 출범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2020년부터 중고차 매각가율 개선, 조달금리 개선 등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사업 양수 대금을 신주로 취득하면 지분율이 약 65%까지 증가하는데, 지분율 확대로 인해 지배주주순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렌터카법인의 출범 효과는 또 있다. SK네트웍스가 SK매직(지분 100%)과 렌터카 통합법인(지분 64.2% 예상)을 중심으로 독립된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그룹 안에서 렌털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중간지주회사가 되는 셈”이라면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SK네트웍스가 모든 불안요인을 털어냈다는 건 아니다. 트레이딩 무역과 정보통신사업(휴대전화ㆍ태블릿PC 등 모바일 단말기 유통) 등 SK네트웍스의 기존 사업은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수익성 회복은 당면 과제다. 정보통신사업부를 제외하곤 실적이 저조해서다. 

현재 진행 중인 직영주유소사업의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에너지사업이 사라진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에너지사업을 중심으로 묶여있던 기존 사업간 시너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렌털시장의 급변하는 환경도 예민한 변수다. 최근 SK네트웍스는 실질적인 지배력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가전렌털 1위 기업 웅진코웨이의 인수를 포기했다. 

 

문제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업계 선두로 뛰어오르려던 계획이 물거품 된 상황에서 3위 사업자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이다. 1위를 넘보긴커녕 2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것도 숙제가 된 셈이다. 최 회장의 혁신작업이 100% 완성된 건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이 취임한 이후 빠른 조직개편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면서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중시하는 최 회장의 철학이 담긴 만큼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SK네트웍스가 날개를 힘차게 펼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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