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하룻밤
기묘한 하룻밤
  • 이지은 기자
  • 호수 366
  • 승인 2019.12.06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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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한여름밤의 꿈
국립극단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극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극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환상적인 사건들이 하룻밤에 벌어지는 이야기 ‘한여름 밤의 꿈’이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작가의 기묘한 상상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괴·귀족·서민을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가 어우러져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클래식·발레 등 여러 장르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작품은 엇갈린 연인들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다. 사각 관계인 네명의 젊은이들은 숲에서 잠든 사이 우연히 마법에 빠지고, 연극을 준비하던 노동자는 초자연적 존재들을 만난다. 몽환적인 요소가 가득해 현대 판타지 소설의 원형으로 손꼽힌다. 이는 국립극단의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지난해부터 21편의 작품을 통해 다져진 시즌 단원들의 연기 앙상블이 펼쳐진다. 강력한 코믹에너지로 무장한 배우들이 최고의 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임이스트 고재경은 대사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내적 감정과 관계를 움직임으로 극대화한다.  

귀족과 노동자, 요괴 등 각기 다른 존재들이 등장하면 공간도 다채롭게 변한다. 무대는 장면에 따라 요괴의 숲이 되기도 하고, 호화로운 궁전이 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무대의 달이 인물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한편, 세트의 높낮이는 귀족과 노동자 간 계급 차이를 나타낸다. 스케이트를 타고 무대를 가로지르는 요괴와 트램펄린 등 풍성한 볼거리도 선사한다.

연출을 맡은 문삼화는 고전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관객이 좀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현재와의 접점을 찾았다. 원작의 직공들을 오토바이 배달원, 인형탈을 쓴 알바생 등 현대의 노동자로 바꿔 현실감을 더했다. 상류층의 허세와 연인관계의 위선을 통한 현실 풍자는 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소다. 흔히 요정으로 번역되는 신비로운 존재를 사고뭉치 요괴 캐릭터로 만들어 작품 전반에 유쾌함을 더했다. 

하지만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 그치진 않는다. 묵직한 질문도 던진다. 지배계급과 갑질뿐만 아니라 사랑을 무기로 한 연인 사이의 갈등, 아마추어 연극을 준비하는 노동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연출가와 배우 간의 위계 등도 꼬집는다. 12월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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