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운명의 4월, 두 폭탄 중 하나라도 터지는 날엔…
코오롱티슈진 운명의 4월, 두 폭탄 중 하나라도 터지는 날엔…
  • 고준영 기자
  • 호수 382
  • 승인 2020.04.02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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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임상 재개 승인 여부
외부감사인 의견거절 심의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 인보사 사태로 불거진 상장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반년여 만에 다시 문제가 터졌다. 미 FDA가 임상 재개 승인을 좀처럼 내주지 않고 있는 데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까지 받아 상장폐지 여부를 가릴 심의를 또 거쳐야 한다. 물론 둘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상장폐지다. 공교롭게도 오는 4월 모든 결과가 나온다. 코오롱티슈진, 이번엔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코오롱티슈진의 ‘운명의 4월’을 취재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선 미국 임상을 재개하는 게 급선무다.[사진=연합뉴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선 미국 임상을 재개하는 게 급선무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보사 성분 변경 논란’의 중심엔 두 회사가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에서 인보사를 제조ㆍ판매한 곳이다. 인보사의 아시아지역 판권을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1999년 코오롱이 인보사(당시 프로젝트명 티슈진-C)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한 회사다.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를 개발했고, 지적재산권도 이 회사에 있다. 2017년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 판매를 승인하면서 국내 코스닥시장에도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했다.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며 바이오신화를 썼던 두 회사지만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이후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두 회사의 실낱같은 재기 가능성과 명예회복을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코오롱티슈진이다. 미국에서 중단된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재개하고, 품목허가를 받는 데까지 성공하면 또다른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어서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국내에서도 다시 품목허가를 받거나, 구속기소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의 재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전에 코오롱티슈진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상장폐지부터 막아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인보사가 성분 변경 논란을 빚으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상장 심사를 받을 때 제출한 서류가 허위로 기재되거나 중요한 내용이 누락됐는지를 따져보자는 거였는데, 쉽게 말해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 숨긴 게 있느냐는 얘기였다.

지난해 7월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되면서 코오롱티슈진도 상장폐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기업심사위원회도 심의에서 ‘상장폐지’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최종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예상을 뒤엎었다. 코오롱티슈진에 1년 동안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후에 다시 심의하겠다고 결정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를 모면하려면 올해 10월 11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그럼 개선계획이란 건 무엇일까. 코오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개선계획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미국 임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재기뿐만이 아니라 당장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임상시험을 재개하는 게 급선무라는 얘기다.

하지만 임상 재개를 위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중단하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문(Clinical Hold)을 지난해 5월 처음 받았다. 공문엔 임상을 재개하기 위해 제출해야 할 사항들도 적혀 있었다. 예컨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구성하는 성분의 특성 분석 자료 ▲구성 성분이 바뀌게 된 경위 ▲향후 조치 사항 등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그로부터 3개월 뒤인 8월 공문에 적힌 자료를 제출했지만, 미 FDA의 승인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추가 보완자료를 요구하는 공문(Continue Clinical Hold)이 다시 날아왔다. 코오롱티슈진은 3월 11일 추가 요구사항을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미 FDA가 자료를 검토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30일이다. 이를 감안하면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재개 여부, 나아가 상장폐지 여부가 4월 안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이 임상시험을 재개한다고 해서 모든 걸림돌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 또다른 문제가 있다. 3월 16일 코오롱티슈진의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코로롱티슈진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비적정 의견’을 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이다.

 

한영회계법인이 코오롱티슈진의 감사보고서를 지적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엔 “2018년도 재무제표를 재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로부터 3개월여 흐른 8월엔 2019년도 상반기 재무제표에 ‘의견거절’을 표명했다. 

한영회계법인이 잇따라 코오롱티슈진의 재무제표를 지적한 이유를 요약하면 이렇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4월 위탁생산업체 론자로부터 인보사 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또, 2019년 3월에도 임상용 인보사를 제조한 바이오릴라이언스로부터 같은 사실을 통보 받았다. 하지만 한영회계법인은 이 사실을 2019년 2분기가 돼서야 알았다. 이 과정에 오류나 부정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재무제표도 왜곡됐을 수 있다.” 

한영회계법인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낸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문제는 사업보고서와 함께 제출해야 할 감사보고서가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는 점이다. 코오롱티슈진은 3월 25일 이의신청을 냈고, 4월 16일 안에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릴 기업심사위원회가 또 열린다.

상장폐지하면 주주손실 눈덩이

코오롱티슈진으로선 오는 4월이 최대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장폐지 여부를 가릴 대형 이슈가 두건이나 있다. 물론 임상 재개에 성공한다고 해서 품목허가를 보장받는 건 아니다.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해도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바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럼에도 당장 상장폐지를 모면해야 다음 단계를 모색할 수 있다. 더구나 현재 주주들이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송가액은 729억원에 이른다. 상장폐지가 현실화하면 주주들의 손실과 소송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으로선 오는 4월이 희망의 달이 될 수도, 절망의 달이 될 수도 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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