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인권운동, 시민의 힘으로 전개할 때
사회문제에 목소리 내는 사회적기업 의미 있어

장덕천 부천시장은 ‘들리나요 릴레이 챌린지’를 처음 시작했다.[사진=부천시 제공]
장덕천 부천시장은 ‘들리나요 릴레이 챌린지’를 처음 시작했다.[사진=부천시 제공]

정부 최초 위안부 구술기록집 「들리나요? 열두소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들리나요’ 펜슬드로잉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SNS에선 ‘들리나요 릴레이 챌린지’가 시작됐다. 영상을 볼 다음 타자를 지목하면서 관심도와 참여도를 높이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같은 방식이다. 흥미롭게도 이 릴레이의 출발점은 장덕천 부천시장의 페이스북이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그에게 챌린지를 시작한 연유를 물었다.

✚ SNS를 통해 ‘들리나요 릴레이 챌린지’를 처음 시작했다. 
“‘들리나요’ 펜슬드로잉 영상은 위안부 피해자의 아픈 역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콘텐트다. 지금은 위안부 이슈가 정쟁의 대상이 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올바른 역사 메시지의 행렬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챌린지를 시작했다.”

✚ 영상이 확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난 숟가락만 얹었다. 이 영상을 후원한 건 부천시 사회적기업들이다.”

✚ 사회적기업은 재정이 넉넉지 않을 텐데.
“부천시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잘 구축했다. 사회적기업이 지원 없이 자생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부천시는 다르다. 사회문제에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 캠페인 후원은 보통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서 볼 수 있는 일이어서 낯설게 느껴진다.
“대기업 CSR에선 진심을 느끼기 힘들다. 시혜 차원으로 베푸는 후원이나 봉사, 혹은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 수준에 불과해서다. 반면 이번 후원은 사회적기업이 직접 문제를 인식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진심에서 우러난 활동이란 점에서 더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으로서 부천시 사회적기업의 용기 있는 결단과 발걸음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

✚ 위안부 이슈가 한창 시끄러울 때 캠페인을 시작했다.
“처음 영상 제작을 논의할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갈등 프레임을 만들고 위안부 인권운동의 뿌리를 흔드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 여전히 일본은 ‘한일 위안부 협정’을 빌미로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
“당시의 합의는 할머니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일부 단체에만 맡기고 손을 놓고 있던 사안을 이제 시민의 힘으로 바꿔볼 때다.”

✚ 부천시와 위안부 인권운동의 접점은 이뿐만이 아니라고 들었다. 
“부천시 중동 안중근공원에 위안부 기림비와 소녀상이 있다. 이 역시 시민들이 직접 모금활동을 벌여 제작했다. 부천시이기에 가능한 남다른 의미도 있다.”

✚ 어떤 의미인가.
“바로 만화 캐릭터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다. 2014년 열린 프랑스 앙굴렘의 위안부 특별전시회에 참여한 최인선 작가의 작품을 토대로 만들었다. 부천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최초의 법정 문화도시다. 들리나요 캠페인에도 부천시의 문화 DNA가 숨어 있다.”

✚ 캠페인이 순탄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들리나요 캠페인 홍보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데 일조하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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