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증시 전망

11월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매섭다. 코스피지수는 11월 23일 사상 처음으로 2600포인트(종가 기준)를 돌파한 지 9거래일 만인 지난 4일 2700포인트를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900포인트를 넘어선 지 오래다. 시장에선 12월에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더스쿠프(The SCOOP)가 12월 증시를 전망해 봤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700포인트를 돌파했다.[사진=뉴시스] 

추세적 상승이냐 숨 고르기냐. 12월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달 사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11월 1일 2300.16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11월 23일 2602.59포인트를 기록하며 2600포인트를 돌파했고, 30일 2591.3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한달 만에 291.18포인트(12.65%)나 상승한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2600포인트를 웃돈 건 2018년 1월 29일 장중 2607.10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 2600포인트를 넘어섰다.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다.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7월 1조79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을 마지막으로 주식을 팔기만 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11월 4조9938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11월의 상승세가 12월에도 계속될 수 있느냐다. 흐름은 나쁘지 않다. 12월에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 코스피지수는 2731.45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900포인트(12월 3일 907.61)를 넘어서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900포인트를 넘어선 건 지난 9월 16일(장중 905.56포인트) 이후 3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8년 4월 17일(901.22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12월 코스피 증시 밴드를 2450~2700포인트로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01년 이후를 주가가 급등한 11번 중 다음달도 상승세를 기록한 경우가 10번에 달했다”며 “12월에도 증시는 생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자금 유입과 전망치를 웃도는 상장사 실적에 힘입은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세를 낙관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미 대선 불확실성의 완화, 코로나19 백신의 조기 상용화 기대,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 유입 등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무더기 소송전이 만든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선거 사기를 입증할 증거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결과를 바꿀 만큼 대규모의 사기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1월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면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바이든 당선인의 경기부양 의지도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바이든 당선인은 친親시장주의자로 불리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초대 재무장관으로 임명한 데 이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내놓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며 “옐런 전 연준 의장은 대규모 재정 정책에 우호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옐런 전 의장의 재무장관 임명을 두고 공화당의 반발을 의식해 중도 인사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바이든 정부가 기업 규제 등의 급진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주식시장은 잠재적인 리스크를 덜게 됐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 강세)도 증시 상승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달러 약세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유입을 견인할 수 있어서다. 11월 3일 달러당 1133원이었던 환율은 지난 3일 1095원으로 하락했다. 한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38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밑돈 건 2018년 6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마지막 요인은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다. 임상 3상 중간 평가에서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해당 백신의 긴급사용 허가를 신청했다. 우리 정부가 영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뉴스까지 나오고 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는 증시에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19에 짓눌린 경제가 정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주가 흐름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추가 상승세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파른 주가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 실현 매물의 증가세는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시장분위기는 지수 상승을 지지하고 있지만 상승 피로도가 쌓이면서 불안요인도 커지고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세는 강하지 않을 것이다.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하고 기업의 올해 4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 속 신중론


12월 상승장 이후가 문제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의 가파른 상승세가 2021년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용택 센터장은 “최근 나타난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는 코로나19 백신 효과, 미 경기부양 효과 등에 대한 기대감이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늘고 있고, 경기도 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장이 기대했던 효과와 결과가 다르면 증시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11월과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대하기보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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