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폭스바겐 결정에
LGㆍSK는 냉가슴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배터리 전략을 소개하는 ‘파워데이(power day)’에서 폭스바겐은 “2023년부터 신규 각형 배터리를 적용해 2030년엔 80%까지 각형 배터리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플랜도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유럽 지역에 총 6개의 2차전지 공장을 세워 24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합작 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스웨덴 배터리 업체 스노볼트와의 협력도 확대 중이다. 

문제는 ‘각형 배터리 비중을 높이겠다’는 폭스바겐의 결정이 국내 배터리업체들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제품은 ‘파우치형’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반면, 각형 배터리를 주력 생산 중인 곳은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다. 그 때문에 업계에선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이 폭스바겐에 피해를 입힌 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거다. 실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및 관련 제품의 수입을 10년간 금지했는데, 폭스바겐으로선 배터리 수급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선택해 노스볼트, CATL 등과의 관계는 지속되겠지만 파우치형이 주력인 LG에너지솔루션ㆍSK이노베이션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지금이 고용
낙관론 펼 땐가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두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거다. 하지만 ‘지금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상황인가’란 비판이 쏟아진다. 고용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기준 취업자는 263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7만3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째 감소세다. 실업자는 135만3000명으로 20만1000명 늘었다. 통계 작성 방식이 바뀐 2000년 이후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물론 지난 1월(-98만2000명)과 비교하면 취업자 감소폭이 줄었다는 점에서 홍 부총리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1월 감소폭이 너무 컸던 탓에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2월 취업자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시장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도 아니다. 재정 투입으로 만들어낸 일자리가 증가해서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1000명),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만8000명) 분야에서만 증가세가 나타났을 뿐, 제조업(-2만7000명), 숙박ㆍ음식점업(-23만2000명), 도ㆍ소매업(-19만4000명) 등에선 죄다 줄었다. 연령별로 봐도 20~50대에선 일자리가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에선 21만2000명이 증가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N포 세대의 분노 
셋방살이 힘든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이 확산하면서 청년층이 공분도 깊어지고 있다. 연애ㆍ결혼ㆍ출산부터 주택 마련까지 포기한 이른바 ‘N포 세대’로 불리는 20ㆍ30대로선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클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청년 1인 가구의 65.5%(국토연구원ㆍ2019년 기준)가 월세 형태로 거주하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투기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지난 15일 청년단체(한국청년연대ㆍ청년진보당ㆍ청년하다 등)가 LH 서울본사 앞에서 진행한 ‘LH 투기 의혹 규탄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인지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청년층의 의견도 부쩍 높아졌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전화조사 응답률 14%ㆍ표본오차 ±3.1%포인트ㆍ95% 신뢰 수준)으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18~29세의 54.0%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1년 전 같은 조사(2020년 3월 2주차)에서 18~29세 부정평가가 44.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10%포인트가 높아졌다. 청년들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 중 1위도 ‘부동산 정책(31.0%)’이었다. LH 직원 투기 의혹이 청년층의 민심 이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