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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공모주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공모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장한 기업들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공모주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공모주 열풍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다는 통념까지 깨버렸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악화일로를 걸었지만 IPO 시장은 그야말로 꽃길만 걸었다.

이는 공모주 청약경쟁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수천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공모주가 숱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종목은 의료기기 제조업체 ‘이루다’로 경쟁률이 3039대 1이나 됐다. 공모주 청약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공모주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당연히 돈이다. 뜨거운 공모 열기가 상장 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렇지 않더라도 공모에 성공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공모주 청약 경쟁률 1~5위 종목의 상장 첫날 수익률을 살펴보면, 종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 평균은 0.22%에 불과했다. 하지만 종가 대비 공모가 수익률 평균은 113.1%로 치솟는다. 공모에만 성공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공모주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일반투자자의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반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물량이 적은 데다 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는 탓에 돈 없는 투자자의 참여기회가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8조5543억의 청약 증거금이 몰리며 흥행에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청약증거금으로 1억원을 맡겨도 받을 수 있는 주식은 5주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배정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당국은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비중을 기존 20%에서 최대 30%로 늘렸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의 절반 이상을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배정 방식도 도입했다.

일반투자자로선 최소 청약증거금만 내면 공모주를 1주 이상은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균등배정 도입 효과는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에서 나타났다. 균등배정으로 최소청약 단위인 10주(증거금 32만5000원)만 청약해도 1주를 받는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 증거금은 63조6198억원, 청약건수는 239만8167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적은 돈으로 공모주를 배정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1~2주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은 많지 않다. 여전히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증거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균등배정으로 공모주에 거품이 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58조5443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모인 카카오게임즈의 청약건수는 41만8262건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건수 239만8167건이라는 걸 감안하면 6배 이상의 일반투자자 몰린 셈이다.

청약을 받기 위해 여러 증권사에 중복해 청약하거나 가족과 지인의 명의를 빌려 청약에 나서는 사태도 속출했다.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배정확대가 ‘돈 전쟁’에서 ’돈과 머릿수 싸움‘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는 공모주 투자에 투기성격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모주 시장의 위험요인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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