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국내 제약바이오 신뢰도
관리감독 해야 할 식약처도 문제 많아

국내 의약품 안전관리의 컨트롤타워인 식약처를 향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의약품 안전관리의 컨트롤타워인 식약처를 향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보톡스 ‘메디톡신’과 ‘이노톡스’의 국가출하승인을 결정했다. 국가출하승인은 판매 전 품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그런데 두 제품은 시험성적서 조작 혐의로 식약처가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던 제품들이다. 메디톡스가 제기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 무효소송이 진행 중이란 점을 감안해도 문제가 있는 제품의 판매를 버젓이 허가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 

# 지난 3월엔 제약사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이 허가받은 것과 다른 방법으로 약을 불법 제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일부 기업과 식약처 직원의 유착관계를 의심케 하는 문서가 발견됐다. 식약처 직원이 불법 제조 사실을 은폐하도록 도왔다는 거였다. 사실 확인을 묻는 질문에 식약처는 “관련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남겼다. 


# 사실 이 사례는 새삼스럽지 않다. 최근 식약처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시중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방치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식약처는 그제야 관련 조치를 취했지만 의약업계 관계자들은 “전문의약품의 불법 유통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면서 쉽게 근절되지 않는 고질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 이런 일이 터지면 식약처는 이렇게 항변한다. “나름 잘하려고 하고 있지만 ‘맘먹고 속이려는’ 기업을 어찌 막으란 말인가.” 그럴 수 있다. 맘먹고 속이려는 기업까지 막는 게 ‘상책上策’이긴 하지만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식약처 내부엔 ‘막고 싶어도 막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숱하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의 말을 들어보자. “식약처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기업과의 유착관계가 쉬운 구조, 둘째는 규제보다는 진흥에 열을 올리는 뒤틀린 역할론이다. 식약처가 뼈를 깎는 자세로 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힘들 것이다.” 

# 코로나19가 국가 안전망을 뒤흔들고 백신 안전성 논란이 뜨겁다. 사람들은 질병관리청만 바라보지만, 사실 식약처의 역할도 중요하다.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식약처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약처를 둘러싼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더스쿠프가 ‘식약처 불신의 시대’를 취재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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