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 모듈러 마천루의 꿈

최근 10년간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지상 6층’의 벽이다. 2018년 모듈러 주택의 최고층이었던 ‘6층’을 넘어 ‘13’층을 만들겠다고 나선 회사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경기도 행복주택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경기도 행복주택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2018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모듈러 주택은 ‘지상 6층’이었다. 같은해 일반 시공으로 만든 아파트는 ‘지상 39층’까지 올라갔다. 가장 높은 모듈러 주택조차 일반 아파트의 5분의 1 수준이었던 거다. 

이 ‘지상 6층’이란 최고 기록이 3년 만에 꺾였다. 2021년 ‘지상 13층’ 규모의 모듈러 공동 주택 계획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기존의 2배 이상 높이인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 

여기에 민간 건설사도 한축을 담당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이 회사가 모듈러 주택에 관심을 보인 건 2012년부터다. 그 이후 9년간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주택 관련 신기술 1건을 개발했고 특허도 11건을 취득했다. 이 지점에선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모듈러 주택 관련 기술 개발이 9년간 이뤄지고 있었는데도 왜 더 쌓지 못하고 ‘지상 6층’이 한계였을까.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모듈러 주택은 단순히 쌓아 올리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불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지진에도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 충족해야 할 요건이 까다롭다.”

결국 모듈러 주택이 ‘지상 6층’을 넘지 못한 이유는 안전성 문제였다. 이는 모듈러 주택을 시공하는 업체로선 풀기 힘든 문제였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시공기간이 제아무리 빠르더라도 무용지물이었다. [※참고 : 모듈러 주택의 핵심은 ‘같은 모양’의 모듈이다. 그 덕분에 현장에서 빠르게 조립할 수 있어 공사기간을 줄이는 게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상 6층’이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첫째, 모듈이 쌓일수록 기둥에 하중이 쏠린다는 점이었다. 둘째는 모듈러 주택이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규격화를 유지하는 거였다. 기둥을 튼튼하게 만들면서 모양은 일정해야 한다는 거다. 셋째 문제는 내진을 버틸 안전성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주택도시공사ㆍ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함께 출원한 특허기술에 세가지 문제를 보완한 기술을 적용했다. 골자는 하중을 나눠받도록 ‘추가기둥’을 시공하는 거였다. 그 추가기둥을 벽 속에 매립해 모듈러 주택의 정체성인 ‘규격화’도 해결해냈다. 

아울러 모듈러 ‘유닛’끼리 붙는 접합부를 강화해 내진 기능도 갖췄다. 특허기술로 모듈러 주택의 난제를 풀어냈다는 얘기다. 이렇게 ‘6층’을 넘어선 현대엔지니어링의 모듈러 주택은 얼마나 더 높아질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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