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lections 반영展

➊반가사유상-슬픔, 청동, 글씨가 새겨진 고벽돌, 이끼 2018~2021, 김승영 ➋일본 교토, 충북 보은, 제주도에서 촬영한 마이클 케나의 작품들(왼쪽부터).
➊반가사유상-슬픔, 청동, 글씨가 새겨진 고벽돌, 이끼 2018~2021, 김승영 ➋일본 교토, 충북 보은, 제주도에서 촬영한 마이클 케나의 작품들(왼쪽부터).

5월 석가탄신일에 맞춰 코로나19 시기를 되짚는 특별전이 열린다. 우리가 저질렀던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 시대를 현명하게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와 한국의 설치작가 김승영이 공근혜갤러리에서 ‘Reflections 반영’전을 연다.

한국을 선두로 첫선을 보이는 케나의 신작의 주제는 1987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일본, 라오스, 베트남,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촬영한 다양한 불상이다.

케나는 어린 시절 가톨릭 성직자가 돼 종교의 신비로움을 탐구하고 싶어 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 부처상과 마주하며 떠오르는 평온, 침착, 보호, 수용 등을 작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교의 기원을 탐구하며 촬영했던 불상 사진뿐만 아니라 평온함을 안겨주는 케나의 풍경 사진들도 함께 볼 수 있다.

케나의 사진 작품과 함께 전시장 한가운데는 김승영 설치 작가의 반가사유상이 있다. ‘슬픔’이라는 이름의 설치 작품은 모든 인간의 내면에 다양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조용히 떠올리게 만든다. 반가사유상을 떠받치듯 배치된 벽돌에는 ‘뚜벅 뚜벅’ ‘Individual’ 등의 단어가 새겨져 있다.

전시장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우물 모양의 둥근 원형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물이 잔잔하게 소용돌이치는 ‘Mind 마음’은 관객의 시선을 수면 한가운데로 이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차분히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작품이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닮은 ‘두개의 물방울’은 흑색 대리석과 백색 대리석을 깎아 만든 쌍둥이 조각이다. 선과 악, 생과 죽음처럼 다르지만 자로 재듯 나눌 수 없는 개념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백색 물방울에 시점을 맞추면 흑색 물방울이 흐릿해지고 흑색 물방울을 바라보면 백색 물방울이 흐릿해진다. 모든 사물을 이분법으로 보는 편협한 사고에서 탈피하자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다.

김승영 작가는 마이클 케나와의 2인전 기간 중 성북구립미술관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동시에 전시회가 열린다. 세 전시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동선을 짜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다. ‘Reflections 반영’전은 5월 23일까지 공근혜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공근혜갤러리 홈페이지에서 VR과 3D로 현장감 있는 전시 감상도 가능하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