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7명은 부부 동반으로 저녁 만찬을 즐긴다. 화기애애한 식사시간, 누군가 제안한 게임으로 상황은 순식간에 바뀐다. 게임은 바로 스마트폰 오픈하기. 저녁을 먹는 동안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오는 연락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친구들은 내키지 않지만 ‘비밀이 없는 척’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게임에 동참하고, 하나둘씩 오는 연락을 통해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관계도 파국으로 향한다.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 ‘완벽한 타인(2016년 작)’을 원작으로 한 연극 ‘완벽한 타인’이 무대에 오른다. 파올로 감독의 원작은 다비드 디 도나텔로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개봉 3년 만에 전세계 18개국에서 리메이크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화’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동명의 리메이크작이 개봉했으며, 화제와 함께 500만 관객을 기록했다.

연극으로 새롭게 탄생한 완벽한 타인도 원작처럼 7명의 인물이 저녁식사를 하던 중 휴대전화 내용을 서로에게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다룬다. 그 과정에서 인물 간에 치밀한 심리전이 펼쳐지고, 거듭되는 반전으로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 상황을 배우들이 밀도 있는 연기로 묘사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딸 ‘소피아’와 갈등하는 ‘에바’ 역은 유연과 장희진이, 에바의 남편이자 딸을 이해하는 아빠 ‘로코’ 역은 양경원과 박은석이 맡아 열연한다. 보수적인 남편 ‘렐레’와 시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까를로타’ 역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활약한 유지연과 정연이 캐스팅됐다. 까를로타의 남편이자 잘나가는 변호사인 렐레는 배우 김재범과 박정복이 연기한다.

남편 ‘코지모’를 전적으로 믿고 사랑하는 아내 ‘비앙카’ 역할은 박소진과 임세미가 맡아 톡톡 튀는 연기를 선보인다. 친구들 앞에서도 비앙카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코지모 역은 이시언과 성두섭이 맡았다. 이혼해서 혼자 살면서도 친구들에게 연인을 공개하지 않는 ‘페페’ 역은 김설진과 임철수가 맡아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로코와 에바의 딸이자 방황하는 소피아 역할에는 신예 김채윤이 단독으로 출연한다. 연극 완벽한 타인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8월 1일까지 공연한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