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전략적 변곡점은 위기이자 기회인 동시에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갈림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략적 변곡점은 위기이자 기회인 동시에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갈림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떤 조직이든 어떤 경영자든 비즈니스에 근본적인 변화와 위기가 닥쳐올 때가 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인 개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언젠가 맞이하게 될,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비즈니스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 
앤드루 그로브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 순간을 ‘변곡점’이라고 말한다.

“사업에 전면적 변화가 일어나 기존의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어지는 때가 온다. 사업에서 모든 근본적인 것들이 변하기 시작하는 시점, 사소한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 그 순간이 ‘전략적 변곡점’이다.” 다시 말해 전략적 변곡점이란 ‘구조, 사업 방식, 경쟁 방식이 옛것에서 새것으로 전환되면서 힘의 균형이 이동할 때’라는 것이다.

2016년 세상을 떠난 앤드루 그로브는 반도체 제국 인텔을 건설한 CEO이자 디지털 혁명을 선도한 컴퓨터 산업의 ‘전설’이다. 세계 최고 기술기업의 리더들은 그를 ‘리더십과 경영 원칙을 배우고 뛰어넘고자 하는 인물’로 손꼽는다. 현대 경영의 고전이라 불리는 그로브의 저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가 새로운 번역서로 선보인다. 1998년 한국어판이 나온 후 23년 만의 출간이다.

전략적 변곡점이 왜 중요한지, 여기에 잘 대처하는 것이 어째서 기업의 흥망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인지를 짚어낸다. 수십 년간 겪고 얻은 지혜와 통찰을 바탕으로 경영 철학부터 경영 전략, 리더십 원칙, 조직 관리, 기업 문화까지 총망라해 다룬다. 

인텔이 1980년대 일본 메모리 업체들의 공세와 1990년대 펜티엄 칩 오류 사건이란 위기를 딛고 성장한 과정 등 여러 산업과 기업, 개인적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와 커리어 경영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 생존하고 성공하는 핵심 원리들도 살펴본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 자체라고 말하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란 모토이고, 다른 하나는 스티브 잡스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 개념”이라 말한 ‘전략적 변곡점’이다. 그로브는 “편집광이란 ‘항상 깨어 경계하는 사람 또는 그런 자세’를 가리키며, 전략적 변곡점이란 ‘경쟁 방식부터 산업 구조까지 비즈니스를 둘러싼 모든 근본적인 것들이 변화하는 시점이다”고 정의한다.

전략적 변곡점은 위기이자 기회인 동시에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갈림길이다. 그로브가 전략적 변곡점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업이 기울어져 예전 상태로 되돌리기 힘든 기업이 있는 반면, 변화한 운영 방식에 능숙히 대처해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변곡점을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지만, 잘 대처할 수는 있다”고 그로브는 말한다. 이를 위해선 소리 없이 다가오는 전략적 변곡점을 알아채고 그것이 진짜 신호인지 사소한 잡음인지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편집광 리더십과 경영 전략에 근거해 변곡점이 닥쳤을 때 어떤 마인드와 행동, 전략으로 그 혼돈을 뚫고 나갈지 우리가 알아야 할 실질적인 방법론도 함께 제시한다. 

세 가지 스토리

「뮤지엄, 공간의 탐구」
이관석 지음|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뮤지엄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공간을 담은 예술’ 자체다. 이 책은 근현대 뮤지엄 건축의 변천 과정을 건축가별로 살펴본다. 르코르뷔지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데어로에, 안도 다다오 등 11인의 건축 사상이 뮤지엄 건축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알 수 있다. 또 보수적인 뮤지엄 건축에 도전한 이들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현대 뮤지엄 건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핀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두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한 저자는 가장 쉬운 말로 진심을 전하는 방법을 오랜 시간 고민해 왔다. 그는 “말이란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가장 어른다운 무기다”면서 “나이 든다고 어른이 되지 않듯, 제 나이에 걸맞게 끊임없이 새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존중하고 존중받는 일상을 빚어내는 건 바로 ‘말’이라는 거다. 말이 되는 삶, 삶이 되는 말을 위한 73가지 말공부 수업을 담았다. 

「우리는 독점 기업 시대에 살고 있다」
데이비드 데이옌 지음|열린책들 펴냄


미국에선 6개의 주요 은행이 자금 대부분을 통제한다. 4개의 항공사가 승객을 미국 각지로 실어 나른다. 4개의 이동통신사가 통신망을 휘어잡고 있다. 얼핏 여러개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듯 보이지만 기업의 소유 구조를 살펴보면 결국 몇개의 지배 기업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 책은 독점기업이 만연한 사회, 그로 인해 곤란을 겪거나 삶이 망가진 사람들을 미시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