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 케이조선
중형조선 맏형, 새 주인 맞아 홀로설까

존폐의 기로에서 가까스로 기사회생한 케이조선(전 STX조선해양)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치고 8년 만에 홀로서기에 성공한 만큼 케이조선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 올 상반기엔 기대 이상의 수주 실적도 거뒀다. 다시 태어난 케이조선은 부활의 뱃고동을 다시 울릴 수 있을까. 
 

8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 STX조선해양이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변경했다.[사진=연합뉴스]
8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 STX조선해양이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변경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중형조선업계 맏형 STX조선해양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KHI-유암코 컨소시엄(지분율 95.0%)으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새 주인을 찾는 데 성공하면서다.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한 지 무려 8년 만이다. 채권단 관리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난 지난 7월엔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변경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회사에 멀쩡한 주인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다. 그에 따라 수주실적도 달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관리를 받을 땐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선주들이 편하게 발주하지 못한다”면서 “새 주인을 찾은 것만으로도 수주 물꼬가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투자 유치 본계약을 체결한 올 1월 이후 케이조선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선박 18척(옵션 포함 24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수주목표도 초과 달성했다. 홀로서기에 성공한 만큼 올 하반기엔 더 많은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바꾼 것도 케이조선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전까지 컨테이너선ㆍ크루즈ㆍ특수선 등 다양한 선박을 제작했던 케이조선은 현재 주력 선종인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중소형 가스선에 집중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줄이는 대신 주력 선종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양한 선종을 만들려면 여러 설비ㆍ인력을 갖춰야 하고 운영도 복잡해진다”면서 “인력이나 회사 규모를 (주력 선종에 맞춰) 최적화하는 형태는 중형조선소들이 독자생존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위험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시황변동성이 높은 조선업에서 포트폴리오 축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전방산업의 시황에 따라 선종별 발주량이 들쭉날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요인은 또 있다. 수주가 되살아난 건 사실이지만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진 갈 길이 멀다. 올 상반기 기준 케이조선의 수주잔량은 13만CGT로, 시장점유율은 0.5%를 밑돈다. 한창때였던 2015년 수주잔량 점유율이 7%를 웃돌았다는 걸 감안하면 더 많은 일감을 쌓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는 생산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건 케이조선의 핵심 과제다(지난 5년 상반기 평균 15만7292CGT→올 상반기 3만6278CGT).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케이조선은 존폐 여부마저 불투명할 만큼 경영난이 심각했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부활의 팡파르를 울릴 순 없다. 케이조선이 시작한 ‘부활의 날갯짓’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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