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 MGRV
코리빙 새 지평 열까

2020년 서울 도심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공급한 ‘역세권 청년주택(일명 호텔형 임대주택)’은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호텔 리모델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바닥 난방도 안 되고 주차도 어려운 곳에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개발 이익이 없으니 공공公共이 아니면 하지 못할 일”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민간업체가 호텔 리모델링으로 300실이 넘는 ‘코리빙’ 공간을 선보였다. 부동산 개발업체 맹그로브(MGRV) 이야기다.

맹그로브는 내년 말 신촌 부근에 대규모 코리빙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사진=MGRV 제공]
맹그로브는 내년 말 신촌 부근에 대규모 코리빙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사진=MGRV 제공]

2020년 공공公共은 도심 호텔을 리모델링한 ‘코리빙’ 주택을 청년 주거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개별 주방을 빼고 주차장을 없애는 대신 최대한 임대료를 낮추자는 전략이었다. 누가 살겠느냐는 비판이 일었지만 공공이 나선 지 1년 만에 호텔을 리모델링한 민간 코리빙 주택이 탄생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맹그로브(MGRV)의 작품이었다.

2020년 만든 종로구 숭인동의 ‘맹그로브 숭인’은 30실 규모의 코리빙 주택이었다. 1년 만인 2021년 6월 MGRV는 신설동 호텔을 리모델링해 311실 규모의 코리빙 주택을 공개했다. 조강태 MGRV 대표는 “임대료를 낮추려면 대규모 공급이 유리하다”며 “맹그로브 숭인을 운영하면서 얻었던 이용자 데이터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맹그로브 신설’은 1인실, 2인실로 나뉜다. 2층 침대로 구성되는 2인실이 가장 저렴하고 1인실의 임대료가 가장 높다. 1년 이상 계약할 때 보증금은 300만원으로, 월 임대료는 1인실 기준 79만8000원이다.

월 임대료에 관리비ㆍ난방ㆍ공과금 등을 모두 포함한다. 지하에 있는 모임 공간, 개인 운동실, 스튜디오, 공용 세탁기와 주방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이 월 임대료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60만원, 관리비를 별도로 내야 하는 오피스텔과 비교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MGRV의 판단이다.

여태까지 코리빙 주택은 국내에서 두가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는 주거 대안이라는 시각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1인 가구의 행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그중 임대료 절감에 초점을 맞춘 코리빙 주택은 주로 사회적협동조합이나 공공이 공급했다.

민간 코리빙 주택 시장은 ‘행복 증진’에 초점을 맞췄다. MGRV는 이렇게 서로 다른 두가지 방식을 절충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2022년 신촌에 ‘맹그로브 신설’보다 최대 2배 규모의 코리빙 주택을 선보이겠다는 거다.

맹그로브 측은 “월 임대료는 현재 수준보다 10만~15만원 낮추고 공용 공간을 더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서울시에서 제공하고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 인센티브 등을 활용하거나 금융 조달 비용을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MGRV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임대료와 커뮤니티를 모두 잡은 민간 코리빙 주택 이 탄생하게 된다. MGRV 관계자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민간 기업도 주거 관련 지원을 늘릴 수 있다”며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양질의 코리빙 주택을 비교적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MGRV는 코리빙 주택 대형화로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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