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 출범과 우려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출범했다. 파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전 예약 고객만 17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출범 후 금융소비자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담아내기엔 그릇이 작아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토스뱅크는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지난 10월 5일 출범한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를 향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0월 5일 출범한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를 향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사진=뉴시스] 

10월 5일, 시장의 기대 속에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했다. 2015년 간편 송금서비스 ‘토스’로 핀테크 시장에 뛰어든 ‘비바리퍼블리카’가 6년 만에 거둔 성과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8년 11월 토스인슈어런스란 보험대리점(GA)을 설립해 산업을 보험업으로 확장했다. 올해 2월엔 증권사인 토스증권까지 만들었다. 이번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보험·증권·은행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입지가 한층 높아졌다.

그중 토스뱅크는 출범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토스뱅크가 일으킨 사전 예약 열풍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70만명의 고객이 사전 예약을 신청하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연 2%의 이자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통장, 연이율 최저 2.76%의 신용대출(최대 한도 2억7000만원)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금융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연 토스뱅크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껏 부풀었던 기대는 논란으로 바뀌었다. 사전 예약 순으로 토스뱅크를 이용하게 한 탓에 대다수 금융소비자는 열흘이 넘도록 토스뱅크의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파격 조건을 내건 대출을 받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출범 9일 만에 올해 대출 한도 5000억원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내년까지 대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를 기다려온 금융소비자가 불만을 터트린 건 이 때문이었다.

토스뱅크는 “대출 쏠림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항변했지만 금융소비자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토스뱅크 출범 전부터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선 탓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고객이 몰릴 것에 대비하지 않은 채 ‘바람몰이’에만 신경을 쓴 게 아니냐는 일침이다.

그러자 토스의 ‘원앱(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 전략’을 향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기존 서비스에 보험·증권·인터넷전문은행 등을 모두 담기에는 그릇이 작은 게 아니냐는 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출범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아직까지 접속장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토스는 접속장애 우려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는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 앱을 통해 서비스 이용자가 유입되지만 실제 서비스는 증권과 은행에서 각각 이뤄진다”며 “토스앱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해서 토스뱅크를 이용할 수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본건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대출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은 계속해서 팔리고 있어서다. 대출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한정적인데 지급해야 할 이자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0월 25일 토스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600만주(300억원)를 추가로 취득했다. 하지만 토스뱅크가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토스뱅크의 주주 구성이 비바리퍼블리카(34.0%), KEB하나은행(10.0%), 한화투자증권(10.0%), 중소기업중앙회(10.0%), 이랜드월드(10.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0%), 한국전자인증(4.0%), 벤처캐피털(10.33%) 등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둘러싼 이해관계를 두고 주주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토스 관계자는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확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주주사들도 이사회 등의 과정의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주들과 유상증자와 관련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추가 증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시장의 우려를 딛고 은행업계를 흔들 또 다른 메기가 될 수 있을까. 미래를 장담하기엔 아직 우려가 많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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