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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시장에 투자하는 대기업
업체들은 다양한 시도로 리스크 극복

중고거래 플랫폼이 자체 페이, 자체 택배로 리스크를 극복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고거래 플랫폼이 자체 페이, 자체 택배로 리스크를 극복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롯데가 투자하고, 신세계도 투자를 결정했다. 대기업들이 속속 투자를 결정하는 그곳, 바로 중고거래 시장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유진자산운용·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함께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금액은 1150억원인데, 그중 300억원을 롯데가 투자했다. 이 계약에 롯데는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고,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인수할 권리도 확보했다. 

신세계는 번개장터의 투자자가 됐다. 번개장터는 1월 11일 “총 8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는데, 투자자 명단에 신한금융그룹·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유통공룡들은 왜 중고거래 시장을 탐하는 걸까. 그 답은 다름 아닌 중고거래 시장에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중고거래 시장은 20조원대 규모다(2020년 기준). 2008년에 4조원대 시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새 5배로 커졌다. 사용자도 증가했다. 실시간 데이터로 기업과 시장을 분석하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432만명이 중고거래 앱을 사용했는데, 12월엔 1775명으로 약 24% 늘었다. 

숱한 리스크를 극복하고 B급 이미지를 털어낸 업체들의 노력도 유통공룡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 중 하나다. 그동안 중고거래 시장은 성장하는 만큼 그림자도 짙었던 게 사실이다. 각종 사기가 판치면서 신뢰 문제가 숙제처럼 따라다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고거래 사기 피해 규모는 879억5400만원에 이른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엔 피해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고거래업체 사이에선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자체 페이’ ‘자체 택배’를 통해서다. 중고나라·번개장터·헬로마켓은 각각 중고나라 페이·번개페이·헬로페이라는 안전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돈을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업체들이 구매자에게 결제대금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거래가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돈을 보냈는데 판매자가 잠수를 타거나 상자를 열어봤더니 벽돌이 들어 있는 억울한 거래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소규모지만 ‘자체 택배’를 도입한 곳도 있다. 신세계그룹이 투자한 번개장터는 2020년 강남·서초·송파구에서 ‘포장택배’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당근마켓은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당근배송’ 베타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3000원의 배송료를 내면 거래 물품을 수거해 구매자에게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정식 서비스 론칭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허경옥 성신여대(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 교수는 “대기업이 중고판매 그 자체에 관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플랫폼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개인과 개인의 거래, 소규모 중고 플랫폼 안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은 몸집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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