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HDC현산 회장 | 배당금 두둑이 챙겨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 스톡옵션 논란 안고 취임

회사와 주주는 큰 손해를 봤다. 그런데 정작 ‘회장’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사고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게 손해라면 손해의 전부다. 또 어떤 이는 회사가 상장한 직후 스톡옵션을 팔아치웠다가 된서리를 맞았는데, 최근 그 회사의 새 수장에 올랐다. 부끄러운 ‘책임 논란’에 휘말린 둘은 정몽규(60) 전 HDC 현산 회장과 신원근(45) 카카오페이 신임대표다. 

[정몽규 전 HDC현산 회장]

“회장직에서 물러나면 책임을 다한 것인가.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도 68억원의 퇴직금과 150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갈 거라는 얘기가 있다. 이게 과연 쇄신이고 반성인가. 정몽규 전 회장은 퇴직금과 배당금을 반납해야 한다.”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나온 주주들의 성토다. 이 성토는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책임진다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규 전 HDC현대산업개발 회장(현 HDC 회장)을 향한 것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배당금이든 퇴직금이든 액수가 많이 과장된 측면이 있고, 퇴직금의 경우 당초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급하는 것”이라면서 “반납 문제는 정 전 회장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회사가 반납하라 마라 할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액수가 과장됐다는 건 틀린 말은 아니다. 중요한 건 이미 물러난 정 전 회장의 ‘책임론’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뭐냐는 거다. 답은 간단하다. 회사와 주주는 상당한 손실과 피해를 입고 있는데, 정작 회장직에서 물러난 정 전 회장은 회장직을 사퇴한 것 외에 그 어떤 피해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따른 손실액을 1754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3월 28일에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현행법상 서울시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행정처분이다. 게다가 HDC현산의 주가는 3월 29일 기준 1만5250원으로 연초(2만3700원) 대비 35.7% 떨어졌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지난 3월 29일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에서 정몽규 전 회장을 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카카오페이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로 하락한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29일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에서 정몽규 전 회장을 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카카오페이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로 하락한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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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근(45) 카카오페이 전략 총괄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했다. 카카오페이가 신 신임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한지 4개월여 만이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핵심 성장동력인 ‘사용자 경험 향상’에 더욱 집중하고, 계획 중인 주요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제2 성장’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신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 임직원의 지분 매각으로 불거진 투자자의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지 한달 만인 지난해 12월 9일 주식(44만주)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투자자의 원성을 샀다. 

당시 신 대표도 3만주(주당 20만4017원)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59억7000만원의 수익을 챙겼다. 논란이 일자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20만원을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2년의 임기 기간에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 대표가 공식 수장에 취임한 날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전 거래일(14만15000원) 대비 1.06% 떨어진 14만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했던 지난해 12월 9일 주가(20만8500원)와 비교하면 32.8% 하락한 수치다. 신 대표가 투자자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 대표는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핵심 임무는 카카오페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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