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EO 빛과 그림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 | 후계경쟁서 밀렸나
이상호 11번가 대표 | 또다시 떠오른 교체설

한명은 끝내 밀렸다. 소문처럼 모친의 낙점을 받지 못한 듯하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이야기다. 다른 한명은 끝내 밀릴 거란 소문에 휩싸여 있다. SK계열사 11번가의 이상호 대표가 그인데, 이태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게 배경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이들의 불확실한 거취가 각각의 회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종윤(50)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16일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임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신규 선임했던 임주현 사내이사도 자진 사임한다.

지배구조를 송영숙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만들고, 송 회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를 사내이사에서 모두 배제하겠다는 거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ESG경영과 책임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한미약품그룹의 후계구도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으로, 2011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2016년부터는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때문에 임 사장이 그룹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2020년 임 전 회장 타개 후 모친인 송 회장이 최대주주로 회장에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송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임 사장과 ‘투톱 시스템’을 갖췄다. 임 사장의 동생인 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부사장도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송 회장이 후계구도를 쥐락펴락한다’는 말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임 사장과 임주현·임종훈 사장이 각각 보유한 지분은 별 차이가 없다. 

주목할 건 주총 이후 구축될 송 회장 ‘단독 체제’의 의미다. 송 회장은 그동안 경영자로서 검증을 받은 적 없고, 주로 CSR(기업의 사회적 공헌) 분야에서 활동했다. 한미약품 측은 “송 회장이 임 전 회장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뚝심 있게 투자를 밀어붙일 인물”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과연 그럴까. 주총 이후 한미약품그룹은 어디로 향할까. 

한미약품 =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이상호 11번가 대표]

이상호(52) 11번가 대표가 또 한번 교체설에 휩싸였다. 지난 1월 SK텔레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임하면서 불거졌던 교체설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거다.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 대표가 11번가의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 개발을 진두지휘하긴 했지만 그럴듯한 실적을 내지 못한 게 교체설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 취임(2018년) 이후 11번가는 2019년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20년 다시 적자전환(-97억원)하더니 지난해엔 694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기대를 걸었던 ‘아마존 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자사 앱과 웹사이트에서 미국 아마존 상품을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 직구 상품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는 ‘우주패스(월 4900원부터 시작)’ 정기 구독 상품도 출시했는데, 이것이 실적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격적으로 벌인 마케팅의 효과도 기대 이하다. 회사 안팎에서 ‘11번가는 이커머스 전문가에게 맡기고 이 대표는 전문 분야인 인공지능에 집중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새어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11번가의 새로운 CEO로 한명진 SK텔레콤 CSO(최고전략담당), 최우정 전 SSG닷컴 대표 등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이 전 대표 교체설은 이번에도 뜬소문으로 그칠까. 회사 관계자는 “1월에 교체설이 나왔을 때와 상황이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지만, 여진이 심상치 않다.

11번가 =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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