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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bhc 등 치킨업계의 가격 올리기 전쟁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킨 가격이 연이어 오르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킨 가격이 연이어 오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마리당 3만원은 받아야 한다.” 지난 3월 24일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치킨이 삼겹살보다 훨씬 저렴하다. 2만원에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내뱉은 말이다. 이 발언을 두고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회사 측은 “가맹점주의 어려움을 언급한 것”이라며 “치킨 가격을 올리겠다는 얘긴 아니다”고 수습했다.

그로부터 한달여 후인 4월 22일 BBQ는 결국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BBQ의 대표 메뉴 황금올리브 치킨 가격은 지난 2일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됐다. “치킨 가격을 올리겠다는 얘긴 아니다”는 말과 지난해 연말 “당분간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두가지 약속 모두 공수표로 전락한 셈이다.


BBQ와 같은날 노랑통닭도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올렸는데, 사실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은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교촌치킨이었다. 교촌치킨은 2021년 11월 12일 제품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다. 이후 한달여 만인 12월 20일 bhc치킨이 일부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올리자 BBQ가 2일 가격을 인상하며 이 행렬에 동참한 거다(표❶).

가격을 올린 업체들은 이번에도 “가맹점주들의 요청” “원자재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더이상 고통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실적을 보면 그렇지 않다. 특히 bhc치킨(bhc)과 BBQ(제너시스BBQ)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다. 

bhc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64억원·1681억원이었는데,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93.5%, 영업이익은 72.1% 성장했다. BBQ는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48.7%, 영업이익은 160.6%나 껑충 뛰었다(표❷).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의 부담이 되레 커졌다는 점이다. 치킨 업체들이 치킨 가격을 올릴 때마다 가맹점에 전달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를 함께 인상했기 때문이다. 

bhc는 지난해 치킨 가격을 인상하면서 50여개 원부자재 공급가를 동시에 인상했다. BBQ도 올리브오일 1통(15㎏) 가격을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리는 등 최근 원부재료 39종을 포함한 총 50개의 공급가를 올렸다(표❸). 

이렇게 원부자재의 공급가를 끌어올리면 결국 소비자가격을 끌어올려도 본사의 곳간만 채우는 꼴이 된다. “고통은 본사가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진짜 고통은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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