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 횡령사건의 부정적 시그널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실적개선의 긍정적 시그널

‘횡령 사건’이 터졌다. 회사측은 이를 적발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횡령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들끓는 이유인데, 분명 부정적 시그널이다. 또 다른 회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2018년 이후 매출 정체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그널임에 틀림없다. 이번주 Weekly CEO에선 각기 다른 시그널을 받은 기업을 살펴봤다. 아모레퍼시픽과 LG헬로비전 이야기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아모레퍼시픽에서 35억원대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자체 감사를 통해 영업 직원 3명이 35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린 것을 적발하고 환수 조치에 나섰다.

이들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받은 대금을 빼돌리거나 허위 견적서 또는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빼돌린 회삿돈은 주식, 가상화폐 투자, 불법도박 등에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문제를 일으킨 직원 3명의 징계조치를 완료했다”며 “대부분의 횡령액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아모레퍼시픽이 횡령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횡령 사건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뿐만이 아니라 회삿돈을 빼돌린 직원 3명을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다.

“횡령 규모가 자기자본의 5%를 넘지 않아 공시를 할 의무가 없다”는 아모레퍼시픽의 해명을 십분 받아들이더라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 횡령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중죄다. 서경배(59)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도 내부통제는 등한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참고: 회사측은 횡령 사건이 알려진 후에야 직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횡령사건이 알려진 지난 17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장중 전거래일 대비 5.5%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주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횡령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인데, 서 회장은 실추한 기업의 이미지를 되살릴 수 있을까. 

아모레퍼시픽 =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직원 횡령사건이 터진 아모레퍼시픽(왼쪽). 올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LG헬로비전.[사진=연합뉴스] 
직원 횡령사건이 터진 아모레퍼시픽(왼쪽). 올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LG헬로비전.[사진=연합뉴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송구영(57) 대표가 지휘하는 LG헬로비전이 올해 1분기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 2856억원, 영업이익 128억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 26.7% 증가해서다. 송 대표는 올 초 시무식에서 “2022년엔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 차별화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회사 안팎에선 그의 이런 전략이 호실적의 발판을 놨다고 보고 있다.

렌털사업에 집중하고 ‘엄마의 여행, 고두심이 좋아서’ ‘엄마는 예뻤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경상남도 교육청과 787억원 규모의 휴대전화 단말기 보급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이같은 공을 인정받아 송 대표는 지난 4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지만, 어깨가 가벼워진 건 아니다. 무엇보다 매출 정체기가 지나치게 길게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조1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그 수준을 맴돌았다.

이를 해결하려면 양적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주력사업이던 케이블TV가 OTT와 IPTV에 밀려나 고전하고 있어서다. 그나마 1분기 케이블TV 가입자가 늘어난 건 불행 중 다행이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디즈니플러스와 제휴하고, 키즈 콘텐츠 ‘아이들나라’를 도입하는 등 케이블TV의 낡은 이미지를 벗으려고 노력한 게 주효했다”면서도 “케이블TV가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어 사업 확장이 쉽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1분기 호실적의 기세를 연말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LG헬로비전 =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ihk@thescoop.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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