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스몰캡|골프용품업체 크리스에프앤씨
늘어나는 골프 인구
골프 문화 확산하면

코로나19 국면에서 모든 산업이 바닥으로 떨어진 건 아니다. 몇몇 분야는 성장세를 탔는데 스포츠, 그중에서도 골프 및 골프웨어 시장이 눈에 띄게 커졌다.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젊은층이 그 대체지로 ‘골프장’을 선택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골프웨어업체 크리스에프앤씨는 다양한 연령대의 골퍼를 공략하는 브랜드들을 보유하고있다.[사진=뉴시스]
골프웨어업체 크리스에프앤씨는 다양한 연령대의 골퍼를 공략하는 브랜드들을 보유하고있다.[사진=뉴시스]

최근 골프용품업체 크리스에프앤씨에 투자자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골프는 한때 ‘귀족’ 스포츠로 불렸다. 장비를 포함해 라운드에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비싼 돈을 들여야 가능했던 골프는 최근 대중화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자 외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으로 사람이 몰려든 덕분이다. 

골프 인구의 변화를 보면 그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386만명이었던 국내 골프 인구는 2021년 515만명으로 33.4% 늘었다.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진 것도 큰 변화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골프웨어 시장도 성장세를 탔다. 2017년 3조7850억원(한국레저산업연구소)이었던 골프웨어 시장은 2021년 5조6850억원으로 커졌다. 4년 새 50% 넘게 성장한 셈이다. 

이렇게 골프 시장이 커진 덕에 혜택을 받는 기업도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다. 이 회사는 1998년 만들어진 골프웨어 전문기업이다. 보유 브랜드로는 미국 골프웨어 핑, 팬텀, 파리게이츠, 마스터바니에디션, 세인트앤드류스 등이 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이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톱 수준이다. 글로벌 골프웨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지출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적표다. [※참고: 우리나라의 골프웨어 지출 규모는 2019년에 일본을 추월했다. 골프용품 시장 규모는 3위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오프라인 매장(2021년 기준)은 전세계 645개에 이른다. 브랜드별 매출 비중은 파리게이츠(30.0%), 핑(27.0%), 팬텀(19.0%), 마스터바니에디션(15.0%), 세인트앤드류스(8.0%)다. 유통채널별 매출 비중은 대리점(32.0%), 아울렛(27.0%), 백화점(25.0%), 온라인(12.0%), 직영점(3.0%), 기타(1.0%)이다. 골프의류 특성상 오프라인 비중이 높다.

이런 크리스에프앤씨의 가장 큰 경쟁력은 소비층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국내 골프 주력 소비계층인 4050세대에 인기가 많은 파리게이츠ㆍ핑ㆍ팬텀은 1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연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골프웨어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ㆍ캘러웨이ㆍPXG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 큰 폭의 성장이다.

최근 새롭게 골프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젊은 골프웨어 소비자를 위해 ASP(Average Selling Price)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마스터바니에디션ㆍ세인트앤드류스를 중심으로 실적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가는 기존 크리스에프앤씨 브랜드보다 40~60% 비싸다.

크리스에프앤씨 주가는 최근 4만원대에 머물고 있다.[사진=뉴시스]
크리스에프앤씨 주가는 최근 4만원대에 머물고 있다.[사진=뉴시스]

크리스에프앤씨가 프리미엄 시장을 잡기 위해 ‘고가 전략’을 꺼내든 셈인데,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가령, 여성 골퍼 사이에선 SNS 게시를 목적으로 한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의 수요가 높다. 비교적 젊은 3040 골퍼를 타깃으로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프리미엄 원하는 ‘젊은’ 골퍼들

크리스에프앤씨의 또다른 경쟁력은 ‘디자인’이다.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받은 후 자체 디자인 인력을 통해 국내에 적합한 제품을 제작ㆍ출시하고 있다. 디자인 인력이 전체의 30%에 이를 정도로 이 부문에 지속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엔 새로운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는데, 핵심은 ‘플랫폼’ 구축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종합 온라인 골프웨어 플랫폼 ‘크리스몰’을 만들기 위해 2022년 5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제품만이 아니라 다른 브랜드까지 플랫폼에 입점시켜 ‘크리스몰’을 골프용품 종합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2021년 기준, 이 회사의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은 12% 수준이다. 수치로 볼 때 크리스몰은 성장할 여지가 많다. 특히 2030 젊은 골퍼가 최근 가파르게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리스몰의 매출은 눈여겨볼 만하다. 

호재는 또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해외 골프 여행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골프를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소비력이 좋다. 

라운드 전에 골프웨어를 구매하는 골퍼들의 특징을 감안하면 해외 골프 여행으로 인한 골프웨어 수요가 단기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골프 시장이 커질 여지도 있다. 무엇보다 신규 골퍼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대중제 골프장의 비싼 그린피(골프장 코스 사용 수수료) 낮게 유도 ▲대중제 골프장 2030년까지 추가 조성 ▲청소년 교과 및 방과 후 활동에 골프 체험 추가 등이 포함된 정부의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 산업 혁신 방안(2022년 1월 발표)’도 시장에 봄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골프의 문화적 저변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괜찮은 실적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3759억원, 87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각각 28.6%, 74.9% 늘어난 수치다. 올해엔 매출 4400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세를 몰아 이 회사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울 구상도 마련했다. 

그렇다고 위험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주가가 4만원대에 멈춰서 있다는 건 큰 고민 중 하나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주가는 올해 초 4만3800원에서 지난 5월 20일 4만1900원으로 4.3% 하락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적 성장세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이같은 호재와 위험요인을 감안해 목표가는 6만원으로 제시한다.

글 =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과장
rangers79@naver.com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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