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스몰캡|부품업체 와이엠텍
전력 제어장치의 핵심부품 제조
전기차 산업 커질수록 수혜

태양광이든 수력이든 원자력이든 세상의 거의 모든 에너지는 ‘전기 형태’로 공급된다. 그만큼 전기는 유용하지만 위험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화재ㆍ폭발 등 사고가 터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기를 다룰 때 반드시 필요한 건 스위치를 통한 ‘제어’다. 부품업체 와이엠텍은 쉽게 말해 고ㆍ저압 직류 전기를 통제하는 ‘스위치’를 제조하는 강소기업이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전기제어장치의 핵심부품인 EV 릴레이의 수요도 늘어난다.[사진=뉴시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전기제어장치의 핵심부품인 EV 릴레이의 수요도 늘어난다.[사진=뉴시스]

많은 비가 쏟아져 출퇴근길이 혼잡할 때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전기차를 타고 가다가 홍수가 나면 감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물론 자동차 제조사가 그렇게 허술하게 전기차를 만들 리 만무하고, 이를 대비한 안전장치도 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 중에서도 전기차 감전사고를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생뚱맞은 걱정은 아닌 셈이다. 

그럼 홍수 상황에서 전기차가 안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전사고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동작은 멈추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특정 장치에는 안전하게 전기를 공급하면서 동시에 또다른 장치에는 전기 공급을 차단해야 한다. 전기차의 전력 제어장치들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전원 스위치가 제대로 말을 들어야 전기차도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원 스위치라고 해서 가전제품에 붙은 그런 스위치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기차엔 배터리를 통해 직류 고전압 전류가 흐른다. 전압이 350~400V다. 최근엔 800V가 적용된 전기차도 양산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원 스위치는 고전압 전류의 공급과 차단을 수시로 하되, 안정적으로 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이란 얘기다. 

전기차를 예로 들었지만, 이런 전원 스위치는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산업에서 필수 요소다. 스위치가 전기 관련 산업의 핵심부품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8년에 설립한 부품업체 와이엠텍(2021년 9월 코스닥 상장)이 유력 스몰캡으로 떠오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 회사는 전원 스위치 역할을 하는 ‘EV 릴레이(Relay)’란 부품을 제조ㆍ공급한다. 주력 제품은 전기차나 전기차 충전기, 태양광 인버터 등에 주로 사용하는 직류 고전압 전류용 EV 릴레이인데,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고전압용 기기가 가파르게 늘면서 전원 스위치 탑재 등 안전 기준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와이엠텍의 장점은 주력 제품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전동차나 조명 등 직류 저전압 전류용 DC 릴레이도 생산한다. 특수 산업인 국방용 미사일이나 전함 등에서 사용하는 직류 전력제어장치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제품 다양화를 통해 시장을 넓힐 여지가 크다는 거다.

[※참고: 올해 1분기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EV 릴레이가 96.4%로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와이엠텍은 주력 제품에 집중하면서도 3.6%에 불과한 DC 릴레이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와이엠텍은 넓은 시장을 공략할 만한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다년간의 연구ㆍ개발(R&D)로 원천기술과 제조기반을 확보하면서 전통의 강자 일본과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와이엠텍이 국내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강소기업 100대 기업 중 한곳이라는 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ㆍSK온ㆍ삼성SDI)를 비롯해 21개국 35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이 회사의 뛰어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기술개발을 통해 릴레이 제품에 ‘양방향 아크 차단 기술’과 ‘피드백 접점을 통한 주접점(스위치 접점) 감시 기술’ ‘대용량 설계 기술’ 등을 적용하기도 했다.

[※참고: ‘양방향 아크 차단 기술’은 전력제어시스템을 구성할 때 직류 전류의 통전 방향(양극과 음극)과 무관하게 제품의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기술이다. ‘피드백 접점을 통한 주접점(스위치 접점) 감시 기술’은 릴레이의 스위치 접점 동작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력제어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설계 기술’은 배터리가 점점 고전압ㆍ고용량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맞춰 정격전압과 정격전류급 릴레이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와이엠텍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2025년까지 42개국에 진출해 선진국향 매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와이엠텍은 EV 릴레이 생산을 늘리기 위해 2만1500㎡(약 6500평) 규모의 신공장을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착공은 2023년으로 예정돼 있다. 주력 제품의 경쟁력, 기술력, 신사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와이엠텍의 고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 구리 가격이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구리는 EV 릴레이 등 이 회사 제품의 주요 원자재다. 

최근 실적도 나쁘지 않다. 올해 1분기 와이엠텍은 매출 93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3%, 62.5% 증가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와이엠텍의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한 400억원 수준, 영업이익은 57.1% 증가한 1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목표가는 7월 5일 기준 1만4700원보다 70.1% 높은 2만5000원을 제시한다. 

글 =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과장
rangers79@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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