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아틸라

오페라 ‘아틸라’의 이야기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이탈리아인들의 고난을 연상케 한다.[사진=Mariinsky Theatre 제공]
오페라 ‘아틸라’의 이야기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이탈리아인들의 고난을 연상케 한다.[사진=Mariinsky Theatre 제공]

세계 오페라 역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작곡가가 있다.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다. 베르디는 고국 이탈리아의 통일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오페라를 작곡할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속국이었다. 지방 소도시들은 화합은커녕 분열하기 일쑤여서 통일은 이탈리아의 먼 꿈이나 다름없었다. 

베르디는 갈라져 있는 민족이 하나로 뭉치도록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의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오페라 소재를 끊임없이 탐색했다. 오페라 ‘아틸라’는 그중 하나다. 베르디는 예술가였지만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민족주의자 주세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와 함께 통일 운동에 협력했고, 이후에는 정치가로도 활동했다.  

♬ 프롤로그 = 고대 로마의 도시 아퀼레이아에는 약탈을 일삼는 훈족이 있다. 훈족의 왕 아틸라는 군사들에게 아퀼레이아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다 죽이라고 명한다. 하지만 수하 중 한명이 그 명령을 어기고 아퀼레이아의 여인들을 살려둔다. 

아틸라의 측근 울디노는 그의 분노를 잠재우려 “이 여인들은 왕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고한다. 화를 가라앉힌 아틸라는 살아남은 자들 중 오다벨라란 이름의 여인에게 반한다. 그녀는 아퀼레이아 왕의 딸로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침략자 아틸라에게 복수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 

오다벨라가 포로로 사로잡힌 사이 그녀의 연인 포레스토는 아퀼레이아의 주민들과 함께 해변가 마을로 피신한다. 포레스토는 오다벨라가 조국인 이탈리아를 배신했다고 오해한다. 주민들이 포레스토를 위로하자 포레스토는 다시 용기를 내 조국 이탈리아를 되찾겠다고 맹세한다. 

♬ 1막 = 포로가 된 오다벨라는 기구한 운명에 탄식한다. 그때 변장을 한 포레스토가 오다벨라 앞에 나타난다. 오다벨라는 그에게 안기려 하지만 오다벨라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오해한 포레스토는 그녀를 차갑게 밀어낸다. 오다벨라는 “침략자(아틸라)를 따르는 유일한 이유는 나의 칼로 그를 죽이기 위함”이라며 결백을 주장한다. 두 연인은 이내 화해하고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그 무렵, 아틸라는 측근 울디노에게 “꿈속에서 로마로 오지 말라고 외치는 늙은이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간밤의 악몽을 털어놓는다. 울디노는 괜한 환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로마 정복을 준비하는 두 사람 앞에 늙은 교황 레오네와 그를 따르는 행렬이 나타난다. 레오네는 아틸라에게 “로마에 가까이 오지 말라”고 명령한다. 꿈속에서 본 환상이 실제로 나타나자 공포에 휩싸인 아틸라는 “환영이 보인다”고 외치며 쓰러진다. 

베르디는 예술을 통해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을 펼쳤다.[사진=liveabout 제공]
베르디는 예술을 통해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을 펼쳤다.[사진=liveabout 제공]

♬ 2막 = 포레스토는 아틸라의 정적 에치오에게 찾아가 아틸라를 죽일 계획이라고 말한다. 에치오는 포레스토와 결탁하기로 한다. 그사이 아틸라는 훈족의 병사들과 함께 성대한 축하연을 벌인다. 이 자리에 몰래 침입한 포레스토는 연인 오다벨라에게 자신이 준비한 독주를 아틸라가 마실 것이란 계획을 알려준다.   

하지만 오다벨라는 아틸라에게 복수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아틸라에게 독주의 존재를 알리고, 포레스토는 자신이 잘 처리하겠다고 고한다. 아틸라는 그녀의 청을 들어주며 왕비의 자리를 제안한다. 포레스토는 또다시 배신감에 휩싸인다. 

아틸라와 오다벨라의 결혼식 날. 에치오가 자신의 병사를 이끌고 나타나고, 오다벨라는 결혼식장에서 도망친다. 사라진 신부를 찾아 나선 아틸라는 오다벨라, 포레스토, 에치오 세사람과 마주한다. 오다벨라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고 소리치며 아틸라를 검으로 찔러 죽인다. 로마의 병사들이 사방에서 “복수를 해냈다”고 외치며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글 =​​​​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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