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부의 재무설계 下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가 된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공적 연금만으론 노후를 보장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필자가 ‘노후 대비’에 재무솔루션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떻게 해야 스마트하게 은퇴 후 삶을 준비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그 방법을 소개한다.

노후를 준비할 땐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후를 준비할 땐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재무설계 2편 Review = 가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강희찬(가명·43)·안영희(가명·43) 부부. 맞벌이를 하고 있음에도 아내 안씨는 평일 저녁과 주말엔 직접 요리를 한다.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여보기 위해 배달음식마저 자제하는 등 애를 썼다.

이런 아내의 노력에도 가계부는 늘 마이너스를 찍었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식재료를 사는 게 문제였다. 값비싼 식재료를 사고도 예상치 못한 일정 탓에 냉장고에 쌓아놓기 일쑤였고, 결국 유통기한이 지나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니 아내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고민거리는 또 있다. 이사 문제다. 아내는 자녀(14)의 교육을 위해 학원가가 있는 신도시로 이사를 가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남편은 이사를 꺼린다.

현재 부부 수중엔 현금 1억5000만원이 있는데, 남편은 이 돈으로 땅을 사고 나중에 집을 지어 노후를 대비하자는 제안을 한다. 이렇듯 생각이 서로 다른 부부는 재무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부부의 가계부 상태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이렇다. 중소기업을 다니는 부부의 소득은 622만원으로 남편이 332만원, 아내가 290만원을 번다. 지출은 정기지출 521만원, 비정기지출 월평균 36만원, 금융성 상품 70만원이다. 부부는 한달에 총 627만원을 쓰고 5만원 적자를 보고 있다.

부부의 가계부엔 문제가 많았다. 매월 쓰는 정기지출과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이 뒤섞여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부부는 필자와 함께 하나씩 지출항목을 정리하고 과도한 지출을 줄였다.

이에 따라 부부는 1·2차 상담에 걸쳐 총 149만원을 절감했고, 여유자금 월 144만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보험을 해지하고 환급금 300만원도 받았다. 이것으로 스마트폰·신용카드 할부금을 갚았고, 최종적으로 170만원이 손에 남았다. 이제 이것으로 부부의 미래를 설계해보고자 한다.

■ 재무설계 최종편 = 부부의 재무목표부터 살펴보자. 부부는 노후 준비, 자녀 교육비 마련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구체적으론 은퇴 후 한달에 300만원씩 소득이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현금 1억5000만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유럽연합(EU)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쯤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므로 국민연금·퇴직연금만으론 노후를 대비하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노후를 탄탄히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마침 부부도 노후 준비를 1순위로 두고 있다. 부부의 의견대로 필자는 부부의 재무 솔루션을 ‘노후 대비’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먼저 이사 문제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필자는 부부에게 ‘절충안’을 제안했다. 자가 아파트에 세를 놓은 다음, 입주자에게 받은 전세금에 돈을 보태 신도시에 전세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내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된다. 또 계산해보니 1억5000만원 중 7500만원만 쓰면 충분히 전세로 이사할 수 있다.

다만, 세입자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리스크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또 노후에 살 집을 마련하자는 남편의 목적도 이룰 수 있다. 부부는 몇 년간 돈을 더 모은 뒤, 집 지을 터를 알아보기로 했다.

다음으로 부부에게 필요한 건 은퇴 이후의 수입원이다. 현재 부부는 각각 월 10만원씩 연금저축(총 20만원)에 납입하고 있는데, 이것으로 부부의 목표(은퇴 후 월 300만원 수령)를 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부부는 연금저축펀드에 20만원, 개인퇴직계좌(IRP)에 20만원을 각각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연금저축펀드는 증권회사나 자산운용사에 일정 기간 돈을 납입하고 나중에 연금 형태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세금공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상품인 만큼 원금을 손실할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IRP도 세금공제 혜택이 있다. 연소득 5500만원 미만이면 16.5%, 이상이면 13.2%의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적극 활용키로 했다.

노후자금을 더 확보하기 위해 부부는 인터넷은행에 계좌를 만들어 34만원씩 예금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의 최대 장점은 사용이 간편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부부가 스마트폰을 통해 거래내역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부부는 이 계좌로 돈을 모아 나중에 투자상품의 납입액을 늘릴 때 사용하기로 했다.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적립식 펀드(20만원)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까지 6년가량 남았으므로 장기간 납입할수록 이득을 보는 적립식 펀드가 적격이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납입을 중단할 수 있으므로 상황에 맞춰 운용하면 된다.

이밖에 점점 늘어나는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선 예금통장(월 20만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언제든지 학원비로 쓸 수 있어야 하므로 적금 대신 예금을 선택했다. 부부가 노후에 살 집의 건축비를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CMA통장(30만원)을 이용하기로 했다.

CMA통장은 투자상품임에도 입출금이 간편하고 하루만 입금해도 이자가 들어오는 방식이어서 급변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부부는 여기에 보험 해지 환급금 잔액(170만원)도 전부 넣어두기로 했다.

이렇게 부부의 재무상담이 모두 끝났다. 부부가 확보했던 144만원은 노후 준비(연금저축펀드 20만원·IRP 20만원·인터넷은행 34만원), 자녀 교육비 마련(적립식 펀드 20만원·예금 20만원), 건축비 마련(CMA통장 30만원)을 위해 알뜰히 사용했다. 전체 여유자금의 3분의 2가 노후 준비에 사용된 셈이다.

필자는 부부에게 포기하지 말고 솔루션대로 생활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노후를 튼튼히 대비하지 못하면 부부만 곤란을 겪게 되는 게 아니라서다. 부부를 돕다가 자녀와 친척 모두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노후는 아무리 대비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부부가 잊지 않길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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