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젊은 피 책임경영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탈 통신 사업 집중

# 그룹과 핵심 계열사를 뺀 나머지 회사의 사내이사 자리를 내놨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벼랑 끝에 몰린 그룹을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59) 회장의 승부수는 과연 통할까.

# 탈통신을 선언했고, 실제로 ‘통신 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가 이미 우려먹은 전략이다. ‘만년 3위’ LG유플러스의 수장 황현식(60)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과연 먹힐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성적표가 또 한번 기대치를 밑돌았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5.9%(1조2145억원→1조218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6.2%(517억원→330억원) 쪼그라들었다. 회사 측은 “국내 사업은 면세점 등 수익성 높은 채널의 매출이 18.6% 감소하며 영업이익도 줄었고 해외 사업은 중국 소비 둔화의 여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이 12.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경배(59)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최근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줄줄이 사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에뛰드ㆍ이니스프리ㆍ아모스프로페셔널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로써 서 회장이 유지하는 직함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사내)이사, 아모레퍼시픽 대표(사내)이사 두개뿐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내이사직 사임은 그룹과 아모레퍼시픽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3개 계열사는 대표 중심의 책임경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건 아모레퍼시픽을 이끌어갈 이들이 모두 1970년대생 젊은 피라는 점이다. 서 회장 대신 계열사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진표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전략실장(에뛰드), 이혜진 이니스프리 마케팅 디비전장(이니스프리), 노병권 아모레퍼시픽 데일리뷰티 유닛장(아모스프로페셔널)을 비롯해 지난 8월 선임된 이수연 에뛰드 대표, 최민정 이니스프리 대표, 권오창 아모스프로페셔널 대표 모두 1970년대생이다.

그룹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서 회장, 그리고 아모레퍼시픽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대표들은 책임경영으로 그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계열사 책임경영에 돌입했다(왼쪽). LG유플러스는 ‘통신 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사진=뉴시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계열사 책임경영에 돌입했다(왼쪽). LG유플러스는 ‘통신 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사진=뉴시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LG유플러스가 ‘통신 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K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연출했던 양자영 PD를 최근 영입했다. 신정수 PD(MBC 나는 가수다 연출), 임형택 PD(SBS 런닝맨)의 뒤를 이은 세번째 ‘스타 PD’ 영입이다.

커넥티드카(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차)의 일종인 인포테인먼트(다양한 정보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도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 9월엔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 ‘오비고’에 72억원을 투자하고 사업 제휴를 맺었다. 렉서스코리아ㆍ토요타코리아와도 손을 잡았다. 이들 업체가 국내에 출시할 차량에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탑재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탈脫통신을 강조해 온 황현식(60) LG유플러스 대표의 경영이념이 관철된 결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2027년까지 통신 외 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며 의지를 다졌다.[※참고: 현재 LG유플러스의 통신 외 사업 매출 비중은 20%다.]

문제는 통신업계 1ㆍ2위인 SK텔레콤ㆍKT도 일찌감치 같은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2004년 커넥티드카 시장에 진출한 KT는 시장 점유율이 60%(2020년 기준)에 이른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이프랜드’를 선보이며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 중이다. LG유플러스가 탈통신에서도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시작이 늦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키즈콘텐츠ㆍ데이터 등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어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는 탈통신 전략으로 ‘만년 3위’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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