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창업 1편 ❶건강기능식품 시장
글로벌 건기식 시장 빠른 성장세
단백질 식품 인식 크게 바뀌어
너나 없이 탐 내는 단백질 시장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기식을 구매하고, 챙겨먹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덤벨을 들면서 벌크업을 하던 사람들이나 즐기던 ‘단백질 제품’도 이젠 대중화했다. 블루오션으로 부각된 이 시장에는 제약업체는 물론 식품업체, 유통업체마저 달려들어 파이를 키우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그중에서도 단백질식품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기능식품, 그중에서도 단백질식품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확산하고 있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도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떠올랐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230조여원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9년 2조9508억원 규모였던 국내 건기식 시장은 지난해 4조321억원으로 커졌다(생산실적 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 2년 새 36.6% 성장했다. 여기에 수입 실적까지 합하면 올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건기식을 구매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국 5000가구를 대상으로 구매지표를 조사한 결과, 올해 10가구 중 8가구는 한번 이상 건기식을 구매했고, 연평균 35만7919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품목도 다양해졌다. 홍삼과 비타민은 물론,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단백질 보충제, 콜라겐, 프로폴리스 등을 구매하는 데 지갑을 열어젖혔다. 아직까진 홍삼 제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그다음이 비타민이지만 단백질 식품 시장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체중과 체력을 관리하는 데 힘을 쏟는 20~30대는 물론 건강을 중시하며 건기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중장년층의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단백질 식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일반 소비자에게 단백질 식품은 근육을 키우는 헬스 보조제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운동·헬스용에서 영양보충용으로 단백질 식품 트렌드가 넘어갔다. 

이런 수요를 반영하듯 2019년 1206억원이던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지난해 3364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4000억원대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변화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통계는 또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체 단백질 식품 시장(1206억원) 중 운동·헬스용 비중이 76.9%(927억원)로 압도적이었지만 2020년엔 영양보충용 비중이 58.0%(1497억원)를 기록하며 운동·헬스용(42.0%·1082억원) 비중을 뛰어넘었다.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장의 문을 연 건 유乳업계다. 매일유업은 2018년 단백질이 부족한 성인을 겨낭한 영양식 ‘셀렉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발을 들였다. 빠른 성장세 속에 매일유업은 지난해 셀렉스로만 매출 900억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일동후디스의 발걸음도 빠르다. 

2020년 2월 산양유 단백질을 함유한 영양식 ‘하이뮨’을 출시한 이 회사의 기세는 셀렉스보다 더 무섭다. 일동후디스에 따르면, 하이뮨의 누적 매출은 론칭 2년 3개월여 만인 지난 5월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밖에도 대상라이프사이언스의 ‘마이밀’, 파스퇴르의 ‘닥터액티브’ 등의 단백질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와 유통업계까지 관심을 보이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업계의 높은 관심 속에 단백질 식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셰이크, 시리얼, 바 등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쿠키, 커피 등의 단백질 간식류도 하나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PET형, 스틱형, 파우치형 제품도 늘어나고 있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최근엔 맛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어 더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너나 없이 단백질 식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 시장이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단백질 보충제에 관심을 쏟는 업체들이 많은데, 성장세가 놀랍도록 빠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단백질 보충제 시장은 아직 전체 건기식 시장의 2%에 지나지 않지만 올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하며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연도별 다이어트 식품 인기 검색어에서도 단백질 보충제의 순위가 해마다 뛰어오르고 있다.

성장하는 시장,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업체들…. 바야흐로 단백질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 편집자 주-
☞ 실험실 창업은 대학과 연구소의 공공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해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지만 그만큼의 경제적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더스쿠프는 실험실의 연구 성과를 사업으로 잇고 있는 ‘실험실 창업팀’을 소개합니다. ❶편에선 그들이 뛰어든 시장을 분석하고, ➋편은 험난한 창업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창업팀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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