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창업 6편❶ 반려동물 시장
반려동물에게 아낌없는 소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진출
스타트업 투자 규모도 확대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지내고, 반려동물에게만은 지갑을 아낌없이 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반려동물 시장은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대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흥미롭게도 이중엔 삼성전자도, 스타벅스도 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침체하고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반려동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결합한 ‘펫코노미(Petconomy)’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반려동물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펫휴머나이제이션(Pethumanization)’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지 않고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부부를 ‘딩펫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한국 반려동물보고서(2021년)’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606만 가구(1448만명)에 달한다. 10가구 중 3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이처럼 늘고 있는 건 ‘저출산’ ‘1인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인구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이 말은 앞으로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련 시장도 당연히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1421억 달러(약 174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유로모니터는 이 시장이 2024년엔 1894억 달러, 2026년엔 217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가파른 성장세를 띠고 있는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5년 1조9000억원이던 시장이 2027년엔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몸집을 키우는 반려동물 시장은 누구나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곳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서다. 


실례를 보자. 2022년 1월 북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기도 남양주에 ‘더북한강R점’을 오픈한 스타벅스코리아는 이곳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스타벅스 최초이자 유일한 반려동물 테마 공간인 ‘펫파크’로, 1층 야외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선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 볼 세트’ ‘패밀리 가방 세트’ 등 더북한강R점 전용 MD도 선보이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2021년 하림펫푸드와 손잡고 반려견을 위한 메뉴 ‘리얼 독퍼’를 정식 출시했다. 2019년 소비자 캠페인 일환으로 간식 메뉴 ‘독퍼’를 선보였는데, 펫팸족에서 큰 호응을 얻자 정식 메뉴로 출시한 거다. 

특허청에 따르면 반려동물용품 관련 상표출원은 2014년 7646건에서 2019년 1만3256건으로 연평균 11.9% 증가했다. 특히 반려동물 관련 용품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1년 출시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은 스마트싱스(삼성전자 IoT 서비스) 앱을 통해 외출 시 홀로 남은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심하게 짖거나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사용자에게 알림이 전송된다. 최근엔 2023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을 소개했는데, 여기엔 반려동물의 털 길이까지 고려해서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는 ‘스마트싱스 펫케어 서비스’를 탑재했다.


반려동물의 사진을 첨단기술로 분석하는 스타트업들도 등장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업체 에이아이포펫은 ‘티티케어(TTcare)’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진으로 반려동물의 증상 유무를 알려주는데, 정확도가 90%에 이른다. 반려동물 옷 사이징 플랫폼 ‘도글리(Doggly)’를 운영하는 시고르자브종은 사진으로 반려동물의 사이즈를 측청해 딱 맞는 옷 사이즈를 추천해준다. 

이밖에도 반려동물을 산책시켜 주는 ‘펫시팅(Pet-sitting) 서비스’ 플랫폼, 반려동물의 위치와 활동량 등 생활습관을 추적하는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는 거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을 향한 투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펫테크 스타트업에 이뤄지던 시리즈A 이상의 투자(초기단계를 넘어선 본격적인 투자)가 2016년엔 10%에 불과했는데, 2021년엔 49%까지 규모가 커졌다. 그만큼 관심받고 있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편집자 주-

☞ 실험실 창업(공공기술 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 또는 한국형 I-Corps)은 대학과 연구소의 공공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해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지만 그만큼의 경제적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더스쿠프는 실험실의 연구 성과를 사업으로 잇고 있는 ‘실험실 창업팀’을 소개합니다. ❶편에선 그들이 뛰어든 시장을 분석하고, ➋편은 험난한 창업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창업팀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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