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19~29세 아이폰 선호
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 크게 증가
애플 아이폰으로 본 M과 Z의 차이
애플페이 추종하는 Z세대의 함의

최소 16살, 최대 3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을 묶어서 MZ세대라고 부른다.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이렇게 큰 범주를 하나의 특징으로 묶긴 힘들다. 21일 상륙하는 애플페이는 미국 Z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결제 서비스다. 애플페이가 M과 Z를 나누는 경계선이 될까. 

미국 Z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21일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뉴시스]
미국 Z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21일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뉴시스]

MZ세대 속 M과 Z의 차이는 밀레니얼세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구분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 중 최고령은 43세다. M과 Z세대를 하나로 묶는다면 인간은 대략 4~5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16개 유형으로 나눈 MBTI보단 부정확하고 4가지로 나눈 혈액형보다는 정교한 수준이다. 

■ 30살 차이 MZ=퓨리서치센터는 밀레니얼세대를 1981~1996년 출생, 제너레이션Z(Z세대)를 1997~2012년 출생으로 정의한다. 2013년생이 사회학이나 기업 마케팅 연구에 등장할 2020년대 후반에는 이들을 알파세대라고 부를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세대라는 말이 쓰이기 전에는 이들을 Y세대라고 불렀다. 1965~1980년생인 X세대 다음 세대라는 뜻이다. 알파벳 순서로 X, Y, Z에 이어 다시 나오는 것은 A이기 때문에 2013년 이후 출생자들을 알파세대라고 나눈 것이다. 

20대와 30대를 MZ로 통칭할 수 없는 이유는 나이 외에도 소득과 지출 면에서 차이가 있어서다. 30대는 다른 모든 세대보다 연간 소비지출액이 가장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20대 가구주의 평균 연간 소비지출액은 162만6000원, 30대 가구주는 231만8000원이었다. 40대가 200만2000만원, 50대는 153만5000만원이었다.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20대가 267만원, 30대가 443만원, 40대가 552만원, 50대가 591만원이었다. 

신한은행의 2022년 ‘보통사람 보고서’에 따르면 3년간 30대의 소비액 증감률은 20대보다 적었다. 소득이 많든 적든 비슷하게 쓴다는 뜻이다. 20대의 2021년 월 평균 소비액은 2019년 130만원, 2020년 135만원, 2021년 11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30대 평균 소비액은 2019년 205만원, 2020년 201만원, 2021년 200만원을 기록했다. 

■ 20대 만의 소비 특징=목돈을 우발적으로 소비하는 면에서는 20대가 30대보다 더 자유로웠다. 결정적 차이는 두 세대가 부채상환액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20대는 월 평균 가구 총소득 267만원에서 18만원을 부채상환에 썼지만, 30대는 443만원의 총소득에서 47만원을 부채상환에 썼다. 두 세대간 부채상환은 2.6배 차이로, 소득이 1.7배, 소비가 1.7배, 저축이 1.4배 차이 나는 것보다 많았다. 

2021년 예정에 없던 소비가 늘어난 비율은 20대에서 37.9%, 30대에서 33.0%를 기록했다. 보상소비로 목돈 지출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20대와 30대 비율은 각각 32.3%, 32.9%로 비슷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는 선물’에 목돈을 썼다고 답한 20대의 비율은 43.3%로 30대의 22.3%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소비를 좀 더 세분해 보면 MZ세대의 분리 현상은 더 잘 나타난다. 대학내일의 지난해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종합 온라인 쇼핑몰 이용률은 Z세대가 24.6%, 후기 밀레니얼 세대가 46.5%, 전기 밀레니얼 세대가 57.5%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 오프라인 헬스앤뷰티 스토어 이용률은 Z세대가 39.9%, 후기 밀레니얼 세대가 37.6%, 전기 밀레니얼이 23.6%를 기록했다. 

■ Z세대와 애플페이=미국에서도 Z세대는 특히 금융 부문에서 다른 세대와 큰 차이를 나타낸다. 미국 핀테크업체 너드월렛이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Z세대는 수표책을 사용해 개인수표를 발행하는 비율이 52.0%로 밀레니얼세대의 75.0%, 베이비붐 세대의 95.0%에 비해 크게 낮았다.

퇴직연금 가입비율도 미국 Z세대는 28.0%로 61.0%인 밀레니얼에 비해 절반 이하를 기록했다. 같은 자료에서, Z세대의 44.0%가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적이 없었고, 25.0%는 은행 지점에 방문한 적도 없었다.


미국 Z세대의 애플 충성도는 남다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출생한 미국 10대(Z세대) 중 아이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88.0%에 달한다. 

미국 온라인 지불 관련 전문매체인 페이먼츠(PYMNTS)의 2021년 보도를 보면, 미국 Z세대의 73.1%가 오프라인 제품 구매를 위해서 애플페이 앱을 설치했다. 이는 밀레니얼세대 응답률 52.0%와 큰 차이를 보인다. 매체는 당시 일주일간 애플페이를 사용했다고 응답한 Z세대가 73.1%로 다른 세대를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스마트폰 브랜드 조사에서,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20.0%로 삼성 갤럭시 사용자 66.0%보다 비중이 적었다. 하지만 18~29세를 대상으로 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18~29세 응답자 중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전체의 52.0%로 44.0%인 갤럭시를 제쳤다. 다음엔 어떤 스마트폰을 구매하겠느냐는 질문에서도 18~29세 응답자의 53.0%가 애플 아이폰을 꼽았다. 같은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아이폰 선택 비율은 23.0%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서비스할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늘어난 것도 Z세대들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수는 1월 16만2000개로, 12월 말보다 7.28%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다른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수는 줄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신용카드는 없고 체크카드만 보유한 회원 수도 늘어났다. 체크카드만 보유한 현대카드 회원 수는 올 1월 13만2000명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5.6% 늘어났다. 만 19세 미만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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