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맹그로브
공동주택으로 거듭난 코리빙 하우스
공공임대주택 품은 맹그로브 신촌

청년주거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2020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쓸모가 줄어든 호텔이나 빈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년에게 제공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맹그로브는 그 발상을 실현한 곳 중 하나였다. 맹그로브는 다세대 주택이던 숭인 지점, 호텔이던 동대문과 신설 지점을 거쳐 ‘신촌’에 새 지점을 열었다. 3개 지점의 노하우를 담아 설계와 시공도 직접 관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코리빙 하우스가 ‘공동주택’이 됐다는 거다.

맹그로브의 4번째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촌'이 문을 열었다.[사진=맹그로브 제공]
맹그로브의 4번째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촌'이 문을 열었다.[사진=맹그로브 제공]

올해로 4년째다. 2020년 종로구 숭인동에서 30여명의 입주민과 함께 시작한 ‘맹그로브’ 코리빙(Co-living) 하우스는 이제 수백명의 입주민이 함께 숨쉬는 거대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매년 1곳씩 오픈하던 맹그로브 코리빙 하우스는 2023년 4번째 지역으로 신촌을 골랐다. 여태까지 호텔ㆍ주택 리모델링으로 코리빙 하우스를 만들어왔던 맹그로브는 이번 ‘맹그로브 신촌’에선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설계부터 시공, 그리고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맹그로브의 손길을 넣었다.

■ 4년 경험 반영 = 설계를 직접 관리한 만큼 커뮤니티 공간엔 맹그로브가 축적해온 ‘데이터’를 상당수 반영했다. 무엇보다 호텔을 리모델링했던 동대문ㆍ신설 지점에서 인기가 많았던 공간인 피트니스룸을 가장 높은 층(16층)에 배치했다.

입주민이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커뮤니티 공간을 전망이 좋은 최상층으로 보낸 거다. 대부분의 피트니스룸을 효율성을 위해 지하에 둔 것과 정반대다. 피트니스룸(16층) 아래로는 커뮤니티 공간을 2층에 1개씩 배치했다. 일부 공간은 2개층을 터서 만들었다. 계단식으로 좌석을 배치한 시네마 라운지(7~8층)가 대표적이다.

식사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유 주방(11층)과 조용히 개인 식사를 할 수 있는 다이닝존(3층)을 구분했다. 피트니스룸과 다르게 요가 등에 집중할 수 있는 릴랙스룸(9층)을 별도로 마련했고, 큐레이션 서가(13층), 방음 시설을 설치해 개인 업무가 가능한 워킹룸(5층)도 만들었다.

맹그로브 신촌은 1인실(최소 전용면적 14㎡ㆍ약 4.3평) 108세대와 3인실(전용면적 30㎡ㆍ약 9평) 56세대, 프리미엄 1세대로 이뤄져 있다. 1인실은 일반적 원룸 형태의 ‘싱글 스탠다드’ 가벽을 세운 ‘싱글 코지’ 침실과 주방을 분리한 ‘싱글 디럭스’로 나뉜다.

3인실은 ‘트리오’로 침실ㆍ수납 공간이 있는 개인 공간과 주방ㆍ욕실로 구성된 공용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개인 생활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욕실도 샤워실과 세면대, 양변기를 놓는 공간을 구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맹그로브 신촌에 입주할 수 있는 인원은 총 279명이다. 커뮤니티 시설을 279명이 나눠 써야 한다는 거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사진=더스쿠프 포토]

맹그로브 관계자는 “입주민에겐 맹그로브 애플리케이션으로 매달 100크레딧(포인트)을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며 “100크레딧이 모자란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맹그로브는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때 필요한 ‘크레딧’을 매달 무료로 충전해준다. 월 임대료에 시설 사용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형 코리빙 주택 = ‘맹그로브 신촌’에서 볼 수 있는 건 하나 더 있다. 건축 분야의 규제가 풀리면서 기존엔 없던 ‘공동주택’ 코리빙 하우스의 모습을 갖췄다. 가령, 첫번째 지점인 맹그로브 숭인은 다세대 주택이었다. 두번째, 세번째 지점은 종로에 있던 호텔을 각각 리모델링했다. 주택이 아닌 숙박시설이었고, 맹그로브는 호텔처럼 단기숙박객을 받기도 했다. 1~3호 지점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기부채납의 의무도 없었다.

네번째 지점인 맹그로브 신촌은 ‘건축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동주택 용도 내에 ‘임대형 기숙사’가 신설됐다. 이에 따라 맹그로브 신촌은 ‘공동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맹그로브 측은 신촌 지점을 직접 설계ㆍ시공하면서 일부 호실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으로 기부채납하기도 했다. 

행복주택으로 공급되는 공간은 3인실(전용면적 30㎡ㆍ9평)을 하나로 합쳐 1인 거주가 가능하도록 고쳤다. 2022년 2차 행복주택 모집에서 ‘맹그로브 신촌’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청년ㆍ대학생으로 나눠서 각각 7호씩 총 14호가 입주자를 모집했고 최고 경쟁률은 1363.8대 1을 기록했다. 5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몰렸던 거다.

■ 비교적 높은 문턱 = 그렇다면 임대료는 어떨까. 사실 코리빙 주택에 사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건 이전부터 제기돼온 한계다. 2018년 첫 브랜드 코리빙 하우스 ‘트리하우스(서울 역삼동ㆍ코오롱글로벌)’가 등장했을 때, 입주민은 스타트업 대표, 변호사 등 고소득 1인 가구였다. 커뮤니티 비용을 포함해 월 임대료는 100만원을 넘겼다.

맹그로브 신촌의 1인실 임대료 역시 높은 수준이다. 가장 저렴한 ‘싱글 스탠다드’의 가격은 보증금 500만원 기준으로 월 96만원이다. 계약 기간은 1개월부터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지만 월 임대료는 문턱이 높다. 대신 3인실에 입주할 경우 월 임대료는 69만원으로 줄어든다.

3인실의 임대료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맹그로브 신촌 일대(마포구 신수동ㆍ창전동, 서대문구 창천동)의 오피스텔 월 임대료와 비교해보면, 경쟁할 만한 수준이긴 하다. 신촌 일대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료를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 3.25%+대통령령으로 정한 이율 2%)에 맞춰 계산할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 74만원가량이다.

맹그로브 관계자는 “코리빙 하우스의 입주민을 연령대로 따져보면 10명 중 7명은 20대이고, 성별로 따져보면 대략 70%가 여성”이라고 설명하면서 말을 이었다. “오피스텔보다 안전하다는 데 높은 가치를 두거나 월 임대료에 포함된 커뮤니티 시설, 신제품 제휴 혜택ㆍ서비스를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코리빙 하우스는 좋은 대안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입주하려는 수요층은 존재한다.”

30명 남짓 살던 ‘맹그로브 숭인’에서 279명에 달하는 ‘맹그로브 신촌’까지 지난 4년여간 맹그로브는 코리빙 주택의 영역을 넓혀왔다. 호텔 리모델링에서 공동 주택으로 넘어오며 일부 주택은 저소득 청년도 입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네번째 도전에 나선 맹그로브는 또 다른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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