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 스몰캡
팹리스 전문업체 어보브반도체
모든 전자제품 사용하는 MCU
세계 시장점유율 4위 기업
꾸준한 매출 성장세 기록 중
영업이익률 낮다는 건 유의점

어보브반도체의 매출액은 2018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보브반도체의 매출액은 2018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반도체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수출은 감소하고 있고, 전방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인 기업이 있다.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fabless) 업체 어보브반도체다. 이 회사의 투자 포인트와 위험성을 살펴봤다. 

한국 경제를 향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버팀목인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2개월째 적자행진이다. 그중에서도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의 부진이 극심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2월 103억6800만 달러에서 올해 2월 60억100만 달러로 감소했다. 1년 만에 44.5%가 줄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모바일 기기 교체 주기 연장 등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빅테크 기업이 투자를 연기하면서 전방산업의 부진이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반도체’ 위기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관련주의 주가도 부진하다. 

그렇다고 투자할 기업이 없는 건 아니다. ‘흙 속 진주’처럼 위기에서도 빛을 발하는 곳은 있기 마련이다. 국내 1위 MCU(Micro Controller Unit) 반도체 회사 어보브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를 살펴보기 전에 MCU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MCU는 특정 시스템을 제어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전자기기의 두뇌라고 이해하면 쉽다.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Central Processing Unit)와 같다. 차이점이라면 CPU와 달리 비교적 간단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거다.


기능은 간단하지만 MCU의 사용처는 매우 다양하다. 전기밥솥의 타이머 기능부터 리모컨의 적외선 신호 방출·전자시계의 시간표시·디스플레이·가전제품 알람소리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MCU가 사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보브반도체는 MCU를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fabless) 기업이다. MCU의 사용처는 다양하다. 가전제품부터 스마트폰·자동차·센서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한다. 어보브반도체는 400여 가지 전자제품에 장착하는 MCU를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각종 센서와 드라이버 IC (Driver IC·액정이나 모니터 등을 구동하는 장치에 사용하는 반도체)도 설계한다. 

고객사도 800여곳으로 적지 않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주요 해외 기업에도 MCU를 공급한다. 국내 리모트 컨트롤러(원격조정기) 시장 점유율은 80%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시장점유율은 4위에 이른다(2020년·시장 조사기관 IHS 기준). 

이 때문인지 어보브반도체의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8년 109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2329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이후 반도체 시장이 악화일로를 걸었다는 걸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이 회사는 시장의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파워 MCU 분야에선 고속 충전 사양을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무선 충전을 선호하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자기 유도 방식의 무선충전기용 MCU도 개발했다. 무선 이어폰의 착용감지, 제어에 사용하는 터치 센서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다. 

단계별로 터치 강도를 인식하는 포스 터치(Force Touch) 센서용 MCU를 개발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특히 MCU의 핵심인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의 IP를 활용하는 팹리스 업체와 비교해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모터·파워제어는 물론 사물인터넷(IoT)에 사용하는 BLE SoC(블루투스와 MCU를 통합한 시스템온칩)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 어보브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사는 이유다. 


그렇다고 유의할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어보브반도체의 단점은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거다. 이 회사의 2021년 영업이익률은 1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팹리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20%대라는 걸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는 어보브반도체가 설계하는 MCU의 부가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품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필요성이 크다는 거다. 

다행히 최근 급성장하는 IoT와 배터리에 사용하는 저전력 MCU, 차량용 MCU 등 제품의 고도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밖에도 차량용 MCU 사업의 본격화, 후공정 업체 ‘원팩’ 인수로 인한 외주 용역비용 감소, 배터리 관련 칩 개발 등이 실적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전망한 어보브반도체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28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각각 15%가량 증가한 수치다.[※참고: 이 기사는 하이투자증권의 공식 입장과 무관합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차장 
langers79@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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