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11번가
이커머스 업계 기업공개
사실상 마지막 주자의 현주소
지난해 적자 규모 두배 커져
경쟁력 강화 위한 서비스 론칭
연내 IPO도 성공할 수 있을까

11번가는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손실 규모도 두배로 커졌다.[사진=뉴시스]
11번가는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손실 규모도 두배로 커졌다.[사진=뉴시스]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는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적자를 털어내야 하고, 그걸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해내야 한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사실상 마지막 주자 11번가는 IPO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SK스퀘어의 자회사인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가 새로운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11번가는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OOAh luxe)’를 선보였다. 에르메스, 샤넬 등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컨템포러리 브랜드까지 1000여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지난 2월에는 산지 생산자의 신선식품을 직배송해주는 ‘신선밥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산지에 프레시센터(Local Food Fresh Center)를 보유한 20여개 파트너사와 협업해 600여개의 상품을 선보인다. 아직은 베타 서비스인 신선밥상은 협력업체를 더 늘려 올 상반기 중 공식 전문관 형태로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직매입 기반의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론칭하기도 했다.

11번가가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는 건 생존을 위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11번가는 역대 최대 매출액(7890억원)을 달성했지만 그와 동시에 151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가 2021년(694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669억원에서 1038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인지 11번가의 꼬리엔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숙제가 따라다닌다. 11번가가 IPO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2018년 9월 11번가는 국민연금,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을 조달했는데, 그 계약서에 ‘5년 내 IPO’라는 약속이 담겨 있다. 계약대로라면 올해 9월까지 IPO를 해야 한다는 거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지난해 각자대표(하형일ㆍ안정은) 체제로 전환하면서 IPO를 준비해왔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IPO 시장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일찌감치 IPO 의지를 밝혀왔던 오아시스, 컬리(마켓컬리)도 시장에서 한발 뺀 상황이다.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노렸던 오아시스는 지난 2월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며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컬리 역시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 추진을 연기한다”고 선언했다. 

11번가 관계자는 “IPO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장 분위기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적자만 늘어가는 치열한 경쟁의 이커머스 시장,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IPO 시장에서 11번가는 ‘경쟁력 강화’ ‘IPO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러기엔 11번가의 환경이 녹록지 않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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