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마켓분석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최저 가격 써낸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
업계 1위 호텔신라에 내줄까
롯데면세점의 복안은 무엇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 부문에서 철수한다.[사진=뉴시스]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 부문에서 철수한다.[사진=뉴시스]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3년간 굳게 닫혀 있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 중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롯데면세점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 경쟁에서 발을 뺐다. 무슨 복안일까.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에 철수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가장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일 면세점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전달했는데, 여기엔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신라면세점(호텔신라), 현대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이름이 올라갔다.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2 구역과 패션·부티크를 취급하는 DF3~4 구역엔 신세계와 신라가 심사 대상 사업자에 올랐다. 부티크 전용 사업권인 DF5는 신세계, 신라, 현대가 심사 대상 사업자로 뽑혔다. 관세청이 2차 특허심사를 진행해 오는 4월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새 사업자는 7월부터 10년간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한다. 

그렇다면 엔데믹(풍토병·endemic) 전환으로 ‘하늘길’이 열리는 이때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롯데면세점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업계 안팎에선 ‘면세점 1위’ 자리를 신라면세점에 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신라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2021년 기준 롯데면세점 매출액은 3조7184억원, 신라면세점은 3조343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하면 롯데면세점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더구나 이번 사업자 선정 과정에선 그동안 입점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해온 임대료 체계가 개편됐다. 기존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당 임대료’ 형태로 바뀌었다. 계약기간도 ‘5년+5년’으로 연장, 최대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점 매출 비중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면서 “시내점과 온라인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롯데면세점 앞에 부정적인 시나리오만 펼쳐지리란 법은 없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가 되레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에 내던 수천억원대 임대료를 줄일 수 있다. 이번 입찰에서 임대료 부담이 줄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큰 금액이다. 

하늘길이 열리더라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월평균 50만명에 달하던 유커의 수는 올해 1월 2만4946명에 머물렀다. 

롯데면세점 측은 “오는 6월 호주 멜버른공항점을 개점하는 등 해외 사업을 강화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승호 숭실대(경영학) 교수는 “국내 면세점 시장은 레드오션화한 지 오래”라면서 “수익성을 챙기면서 한국 시장 비중을 낮추는 전략은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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