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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크레디트스위스 위기 오고
도이체방크 주가 급락하며
금융기관 줄도산 공포 확산
유럽에 번지는 불안과 우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뱅크데믹(Bankdemic) = 은행(Bank)과 팬데믹(Pandemicㆍ전염병 유행)의 합성어. 지난 3월 9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이후 금융회사의 ‘줄도산’ 공포감이 마치 코로나19 팬데믹처럼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현상을 빗댄 신조어다. 

실제로 SVB가 붕괴한 후 퍼스트 리퍼블릭은행 등 다른 미국 금융회사는 물론, 세계 20위권에 드는 대형 은행인 스위스 소재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문제는 CS가 촉발한 금융회사를 향한 불신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사례를 살펴보자. 도이체방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61억 달러(약 7조9349억원)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80억 달러(약 10조40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CS와는 정반대의 호실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이체방크의 지난해 기업대출 순이자수익(대출로 벌어들이는 돈과 예금자에게 지불하는 비용의 차이)도 2021년 대비 39% 증가했다. 

그럼에도 도이체방크에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소득 대비 비용 비율은 75%로 유럽 평균(61%)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 자기자본 비중보다 차입금이 더 많은 것도 도이체방크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혀왔다. 이런 불안 요소에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하락을 유인하는 특별한 ‘촉매제’가 없었음에도 3월 24일 한때 14%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반면 부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는 8.3% 상승하며 코로나19 시기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채권자들이 도이체방크의 자금조달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이체방크가 필요한 돈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 셈이다.

그 결과, 지난 1월 27일 12.34유로까지 상승했던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3월 24일 8%대로 떨어졌고, 27일 현재 8.54달러로 2개월 새 30.8% 급락한 상태다.  

이를 두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이체방크의 주가 하락은 유럽 은행을 향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타자가 누구일지 초조해하며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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