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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성적표
두각 나타낸 행동주의펀드
주주행동에 기업 주가 출렁
주주가치 제고 제안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
주총 표 대결서 패배했지만
8대 2에서 7대 3으로 약진

최근 행동주의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주행동이 활발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행동주의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주행동이 활발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올해 주총에선 그 어느 때보다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활발했다. 주요 행동주의펀드는 주주 공개서한을 발송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계열사 분리 등 다양한 요구 사항을 기업에 전달했다.

행동주의펀드의 이런 행보는 증시 침체기와 맞물리면서 소액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행동주의펀드 플랫폼 비사이드에 따르면 올해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된 기업은 SM엔터테인먼트부터 남양유업·KT&G·BYC 등 16곳에 이른다(➊).

행동주의펀드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 SM엔터테인먼트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SM엔터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PD)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를 요구하며 주주들과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SM엔터는 얼라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라이크기획과 체결했던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하지만 이는 SM엔터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하는 불씨로 작용했다. 이수만 전 PD의 지분을 인수한 하이브와 카카오가 지분 경쟁을 벌였고,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그 결과, 올해초 7만5200원이던 SM엔터의 주가는 지난 3월 8일 15만8500원으로 치솟으며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표❷).

이처럼 행동주의펀드는 기업에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주주가치 제고의 수단으로 삼는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에 ▲공개매수(주당 82만원) 방식의 자사주 매입 ▲일반주주 추천 감사선임 ▲액면분할(5대 1) ▲주당(보통주) 2만원 배당 등을 요구했다.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는 KT&G를 상대로 ▲한국인삼공사(KGC)의 인적분할 후 상장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상향 ▲사외이사 확대 등이 담긴 주주 공개서한을 보냈다. 다른 행동주의펀드도 배당금 확대, 사외이사 선임 등을 기업에 요구했다(표❸). 

그렇다면 행동주의펀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을까. SM엔터의 문제점을 제기한 얼라인은 SM엔터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하면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엔터 대주주에 등극하면서 행동주의펀드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다른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활동은 사실상 실패했다. KT&G와 각을 세운 안다자산운용·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는 완패했다.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사외이사 선임안 등을 두고 표대결을 벌였지만 결과는 KT&G 이사회의 승리였다. BYC를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선 트러스트자산운용의 안건(배당금 증액·액면분할·감사위원 선임·자사주 취득)도 모두 부결됐다.

철강제품 개발업체 KISCO홀딩스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감사위원 선임을 요구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표대결에서 쓴잔을 마셨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KISCO홀딩스 소액주주와 연대했지만 안건을 통과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배당 확대를 두고 주총에서 맞붙은 JB금융지주와 행동주의펀드 얼라인의 대결도 기업의 승리로 끝났다. 그나마 얼라인의 주주 공개서한을 받은 국내 금융그룹이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게 위안거리다(표❹).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등장했던 초반 기세와 달리 결과는 초라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시장은 행동주의펀드의 활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원하는 주주가 늘어날수록 행동주의펀드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행동주의펀드의 캠페인이 표 대결에서 패하긴 했지만 분위기가 달라진 건 사실”이라며 “기존엔 회사가 제시한 안건이 80~90%의 표를 얻으면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면 올해는 행동주의펀드가 20~30%의 표를 얻었고, 일부 안건은 40% 이상의 찬성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행동주의펀드 요구안에 적지 않은 주주가 힘을 보탠 셈”이라며 “주주 권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행동주의펀드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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