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서 시작된 ‘제로’ 전쟁
롯데 ‘새로’로 주류 점유율 확대
설탕 대신 대체과당으로 단맛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아니야
인공감미료 부작용 주의해야

식품업계가 제로 슈거(Zero Sugar)에 빠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탄산음료 중 24.9%가 제로 슈거 제품이었다. 탄산음료가 제로 슈거 시장을 열어젖혔지만 이젠 주류‧커피 등의 시장에서도 잇따라 제로 슈거 제품이 등장하며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현재 제로 슈거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은 주류 업계다. 먼저 소주 시장을 보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하며 제로 슈거 소주 시장의 문을 열었다. 새로는 높은 인기를 끌며 올 초 누적 판매량 5000만병을 돌파했고, 1억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새로 덕분에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시장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 2020년 11% 수준으로 떨어졌던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새로를 출시한 지난해 15%로 올랐다. 최근 가정용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 640mL PET 제품을 추가로 선보인 만큼 올해는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로 판매 호조로 소주 시장점유율 상승 속도가 기대 이상”이라며 “소주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로의 열풍에 경쟁업체인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진로이즈백’을 제로 슈거 제품으로 리뉴얼했다. 이밖에도 대선주조의 ‘대선’ ‘시원(C1)블루’, 맥키스컴퍼니 ‘선양’ 등이 제로 슈거 옷을 입고 시장에 나왔다. 

음료 시장에서도 기존 제품들이 제로 슈거 버전으로 리뉴얼 출시되고 있다. ‘밀키스(롯데칠성음료)’ ‘파워에이드(코카콜라)’ ‘맥콜(일화)’ ‘비타500(광동제약)’이 줄지어 제로 슈거 제품으로 나왔다. ‘조지아 크래프트 저칼로리 라떼(코카콜라)’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스위트아몬드 제로 슈거(롯데칠성음료)’ 등 커피 시장에도 제로 슈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제로 슈거 시장이 이토록 성장하고 있는 건, 즐겁게 건강 관리를 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비만 등 성인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설탕이 없으면 당과 칼로리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성인남녀 1000명 중 73.0%(복수응답)가 “같은 맛이라면 ‘제로 슈거’ 음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하고, 54.4%는 “당뇨와 같은 질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참고 | 복수응답]
[자료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참고 | 복수응답]

그렇다면 정말 제로 슈거엔 설탕이 없는 걸까. 시중에 나오고 있는 제로 슈거 제품은 아스파탐·알룰로스·수크랄로스·에리스리톨·아세설팜칼륨 등 대체당으로 단맛을 낸다. 설탕 등 ‘과당’이 빠진 것일 뿐 당 자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설탕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낸다.

열량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도 아니다. 권오란 이화여대(식품영양학) 교수는 “대체당의 종류에 따라서 열량을 내는 것들도 있다”면서 “소주 같은 경우엔 설탕보다 알코올 자체에서 내는 열량이 더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런 정보를 오인하지 않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로 슈거가 마치 제로 칼로리인 것처럼 마케팅하는 업체들의 상술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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