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어워드 수상한 서울시
해결해야 할 과제 아직 산적해
기후 위기 대응 위한 모빌리티
도보와 대중교통 더 늘려야

기후 위기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래의 스마트시티는 그 지점을 간과할 수 없다. 스마트시티를 말하는 전문가들이 보행과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다.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이 더 편리해져야 한다는 거다. 2022년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 어워드에서 최고 도시상을 받은 서울은 그 ‘이상’에 도달할 수 있을까.

서울이 명실상부한 스마트시티로 거듭나려면 대중교통 접근성을 더 높여야 한다.[사진=뉴시스]
서울이 명실상부한 스마트시티로 거듭나려면 대중교통 접근성을 더 높여야 한다.[사진=뉴시스]

전세계 인구의 55.0%(2022년 기준)는 도시에 산다. 2050년이면 도시에 사는 인구는 70%까지 늘어난다. 도시와 도시 거주민이 늘어날수록 스마트시티를 향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스마트시티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많은 사람이 도시에 살아도 쾌적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게 스마트시티의 핵심이다.

스마트시티의 산파 역할을 하는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다. 2011년 시작한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엑스포는 바람직한 도시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왔다. 지난 3월 우리나라는 방문한 우고 발렌티 피라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시티의 8개 트랙 중 특히 두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두가지는 이동수단과 도시 인프라다.

발렌티 사장은 “우리는 현재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고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걷기’가 최선의 선택”이라며 “도시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도심항공교통(UAMㆍUrban Air Mobility)도 멋진 생각이지만 스마트시티에 가장 이상적인 이동 수단은 개인용 단거리 교통수단(마이크로 모빌리티ㆍMicro Mobil ity)과 대중교통”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간다.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를 맡기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퇴근할 때는 지하철역에 내려 보관소에 있던 자전거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은 줄어든다. 기후 위기에 직면한 도시민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이동 방식이다.

서울의 현주소는 어떨까. 표면적 성과는 뛰어나다. 2022년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 어워드에서 서울은 최고 도시상을 받았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디지털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그럼 서울 시민이 보유한 자가용과 대중교통 접근성을 들여다보자.[※참고: 자가용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개인 또는 개인의 가정에서 전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서울은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 중 하나지만 역설적으로 자가용 숫자는 많지 않다. 서울 인구 1000명당 보유한 자가용 숫자는 350대다. 같은 기준의 통계가 존재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0개국 중 뒤에서 네번째다(2020~2021년 기준).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자가용이 부족한 만큼 대중교통은 제대로 갖춰져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중교통 접근성은 썩 좋지 않다. 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지역과 도시 2022’에 따르면 10분 내 버스 정류장에 갈 수 있는 서울 시민은 10명 중 7명(73.6%), 지하철은 4명(4 2.7%)이었다. OECD 평균치는 버스 8명(84. 1%), 지하철 3명(37.0%)이다. 서울의 경우 버스는 평균 이하였고 지하철은 평균 이상이었다.

서울 안에서도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2021년 서울연구원은 100m 단위로 격자를 만들어 서울 각 지역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조사했다(정책리포트 ‘서울시 대중교통 서비스의 지역 형평성 평가’). 

서울의 중앙에 있는 중구는 평가지표가 97.7%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금천구로 22.7%였다. 평가지표가 50.0%를 넘지 못하는 곳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3분의 1에 달하는 8개(강동구ㆍ강서구ㆍ관악구ㆍ금천구ㆍ서대문구ㆍ서초구ㆍ양천구ㆍ종로구)였다.

물론 서울은 매년 수천억원을 대중교통 확충에 쏟아붓고 있다. 올해 도시철도에 쓰는 예산도 2383억원에 달한다. 9호선 4단계(강동구)ㆍ우이신설선(강북구)ㆍ동북선(성동ㆍ노원구)ㆍ서부선(은평~관악구) 등 상대적으로 지하철이 부족했던 지역에 예산을 투입한다.

문제는 대중교통이 갖춰진 지역에도 ‘맹점’이 존재한다는 거다. 강남구는 대중교통 접근성 평가지표가 70%에 달하는 지역이지만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은 대중교통 접근성 평가지표가 평균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고 이런 지역까지 버스 노선을 늘리거나 지하철역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은 대중교통까지의 접근성을 높이는 거다.

서울연구원 해당 보고서를 통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우수한 강남구 같은 지역에서도 일부 구역은 대중교통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이런 지역에는 주변 대중교통 시설과 연계할 수 있도록 공공자전거와 개인용 단거리 이동 수단 등 보조수단 공급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조수단을 늘리기 위한 정책적 시도는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생활권과 역세권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위해 연구 용역을 실시한다. 이런 노력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보행 환경 개선과 대중교통 확충을 목표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 측은 “공약 달성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서울의 대중교통 환경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6월이면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시티로서의 서울시는 올해 어떤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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