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가격 급변하는 테슬라 車
버핏이 경고한 미중 갈등
러시아 떠나는 젊은 인재들
칩 개발에 몰두하는 중국

테슬라가 최근 가격 정책을 ‘인하’에서 ‘인상’으로 바꿨다.[사진=뉴시스]
테슬라가 최근 가격 정책을 ‘인하’에서 ‘인상’으로 바꿨다.[사진=뉴시스]

[가격 정책 바꾼 테슬라]
소비자 우롱하는 ‘고무줄 가격’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 가격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중국·일본·캐나다서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한차례 인상한 게 시작점이다.

이번 인상으로 중국의 경우, 모델3 가격은 기존 22만9900위안(4389만원)에서 23만1900위안(4427만원)으로 2000위안 올랐고 모델Y 가격도 2000위안 오른 36만1900위안(6909만원)이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5일엔 중국 내 프리미엄 라인인 모델S·모델X 가격도 각각 1만9000위안(364만원) 인상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상은 수차례 가격을 낮추던 기존 정책과 상반된 행보다. 지난 1월 테슬라는 미국 내 판매가를 최고 20% 인하한 걸 시작으로 4월 초까지 총 3차례 가격을 낮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진보다 판매량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 인하가 판매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가격 인하책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가격을 내린 만큼 테슬라는 수익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1분기 매출은 233억2900만 달러(30조8292억원)로 전년 동기(188억 달러) 대비 24.0%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같은 기간 24.0% 감소한 25억1300만 달러(3조3221억원)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실적 악화의 장기화를 우려한 테슬라가 가격 인상으로 노선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건은 계속해서 바뀌는 테슬라의 가격 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느냐다. 가령, 미국에서 6만5990달러(2022년 11월 기준)였던 모델Y 판매가는 올해 4월 4만6990달러까지 내려갔다 지난 2일 4만7240달러로 다시 인상됐다. 소비자 입장에선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가격 정책이 달가울 리 없다. 과연 테슬라는 가격 인상으로 부진했던 실적을 털어낼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버핏의 경고]
G2 갈등 서로를 파괴할 수도…


“양국(미·중)의 긴장 고조는 멍청하고, 멍청하고, 또 멍청한 짓이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총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함께 있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미·중 갈등 고조는 서로를 파괴할 수 있고, 무언가 잘못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양쪽 모두 너무 강하게 밀어붙일 수 없지만, 둘 다 번영할 수는 있다”고 꼬집었다.

연례총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미·중 갈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이 내놓은 답변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전설적 투자자인 버핏 회장과 그의 오랜 파트너 멍거 부회장이 한목소리로 미중 갈등을 ‘이익보다 손해가 큰 한심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거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미·중 갈등을 강하게 비판했다.[사진=뉴시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미·중 갈등을 강하게 비판했다.[사진=뉴시스]

CNBC와 악시오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버핏 회장은 현재의 양국 관계를 냉전 시대의 핵전쟁 위협에 비유하면서 “‘상호 확증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핵을 통한 경쟁이)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았지만, 쿠바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면서 ‘쿠바 미사일 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냉전 시기였던 1962년 10월 옛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는데, 미국이 대응에 나서면서 약 2주간 대서양에서 군사적으로 대치했던 사건이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당시 전세계는 3차 대전과 핵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버핏으로선 미·중 갈등 고조가 그런 위기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셈인데, 그러면서 그는 “양국 지도자들은 상대를 도발하는 선동적인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멍거 부회장은 “우리가 해야 할 한 가지 일이 있다면 중국과 잘 지내고, 중국과 더 많은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우리의 상호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흔들려고 한다면 ‘호혜적인 친절함’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러시아의 또다른 위기]
젊은 인재 ‘탈러시아’

동원령에 반발한 많은 청년들이 러시아를 떠났다.[사진=뉴시스]
동원령에 반발한 많은 청년들이 러시아를 떠났다.[사진=뉴시스]

러시아가 앞으로 수십년간 극심한 노동력 부족 사태에 빠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사망한 이들이 많은 데다, 러시아를 떠나는 청년들도 급증해서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7일 러시아 중앙은행이 1만4000여개 사업체 고용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러시아의 고용 가능 인력은 1998년 이후 최저치”라는 분석을 내놨다.

러시아는 인구 1억4500만명으로 유럽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러시아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그 결과, 합계출산율도 1.5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40만여명이 사망하고, 전쟁으로 5만명이 사망하면서 인구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해외로 이민 또는 출국하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에만 130만명이 러시아를 떠났다. 그중엔 정부의 동원령에 반발한 젊고, 높은 교육을 받은 고부가가치 창출 능력 인력이 다수 포함됐다. 러시아 통신부는 “지난해 정보통신(IT) 총 인력의 10%인 10만명이 러시아를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는 인구의 중간값이 41세다. 미국보다 3년 더 고령화가 빠르다. 장기적인 경제 위축과 높은 인플레이션까지 고용 시장에 악영향을 미쳐 지난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1% 역성장해 2조6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美 수출 제재와 中 우회로]
중국이 ‘칩 개발’에 힘 쏟는 까닭


2022년 가을에 시작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금지에 중국 기업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연구 논문을 분석하고 업계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중국 기업들이 독자적인 칩 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 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사진=뉴시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 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사진=뉴시스]

예컨대, 챗GPT 같은 대화형 AI를 만들기 위해선 엔비디아의 고급 GPU인 A100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군 현대화를 막기 위해 A100, H100(그래픽카드)의 수출을 제한했다.

그러자 중국 테크 기업인 바이두는 A100 칩 사용을 중단했다. 대신 하이곤정보기술의 DCU, 화웨이의 어센드, 독자 개발한 칩인 쿤룬을 사용하고 있다. 바이두는 중국 반도체를 이용해 AI인 어니봇을 개발 중이다.

성능 향상을 위해 저성능 반도체를 결합하는 방식도 테스트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A800, H800 등 저성능 반도체를 결합해 A100, H100 수준의 성능을 내도록 시도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세미어낼리시사의 반도체 연구 부문 책임자 딜런 파텔은 바이두와 펑청 연구소 등의 논문에서 “연구자들이 H100을 사용하지 않고 대형 언어 모델을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성공할 경우 미국 수출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제재를 우회하려고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업들이 수출 제재 대상 목록에 없는 자회사를 통해 반도체를 대리 구매하거나 반도체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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