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엔씨소프트 부진 예고
예고대로 1분기 실적 신통치 않아
문제는 대형 신작의 론칭 연기
2분기까지 리스크 계속될 가능성
신작 없이 2분기 버틸 수 있을까

엔씨소프트가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겪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뉴시스]
엔씨소프트가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겪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뉴시스]

엔씨소프트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했듯 모바일 게임 성적이 악화하면서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게임회사가 게임 때문에 실적이 나빠졌다는 건 심각한 시그널이다. 문제는 엔씨소프트가 2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엔씨는 지금 괜찮은 걸까.

국내 3대 게임사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1월 16일 47만6500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현재 38만7000원(5월 10일)을 기록해 18.7% 빠졌다.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건 증권가 안팎에서 엔씨소프트가 1분기에 암울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소문이 나돈 탓이었다.

당시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 전망치가 4953억원으로 전년 동기(7903억원) 대비 37.3% 줄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42억원에서 428억원으로 82.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자사 게임 매출이 일제히 감소한 게 엔씨소프트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효자 게임인 리니지W의 1분기 예상 매출이 13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9% 줄었다. 리니지2M(716억원·13.0% 감소)과 리니지M(1104억원·4.7% 감소)의 예상 매출 역시 감소했다.

이를 두고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에 각 게임이 진행했던 대규모 업데이트의 효과가 빠진 게 타격이 크다”면서 “이것이 1분기 마케팅 비용 감소분을 상회하면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실은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10일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이 4788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4%·66.5%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치(428억원·82.4% 감소)를 웃돈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자료 | 업계 종합, 참고 | 괄호 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사진 | 뉴시스]
[자료 | 업계 종합, 참고 | 괄호 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사진 | 뉴시스]

예고했듯 자사 게임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모바일 게임이 특히 그랬다. 리니지M이 매출 1301억원으로 전분기(1130억원) 대비 15.1% 늘어난 걸 제외하면 리니지W(1226억원·30.7% 감소), 리니지2M(731억원·10.8% 감소) 등 이른바 ‘효자 게임’들의 매출이 잇달아 줄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화면이 작고 조작이 불편한 모바일 대신 PC나 콘솔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모바일 게임에 수익이 집중된 엔씨소프트가 이런 트렌드 변화로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엔씨를 둘러싼 암울한 분위기가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사의 대작 게임 ‘쓰론앤리버티(TL)’ 출시일이 기존 6월에서 3분기로 연기될 예정이라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지난 4월 27일 위메이드가 ‘나이트 크로우’를 출시한 데 이어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5월 12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4(6월 6일)’ 등 흥행성이 입증된 경쟁작들이 2분기에 줄줄이 론칭한다.

TL이 엔씨소프트가 수년간 공들여 온 최고 기대작인 만큼 엔씨소프트는 경쟁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출시일을 3분기로 미루면 기존 게임이 부침을 겪는 엔씨소프트로선 2분기 실적 부진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인지 증권가는 줄지어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목표가를 기존 56만원에서 44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유진투자증권의 정의훈 애널리스트는 “TL이 3분기에 출시하면 프로젝트R, 프로젝트G, 블레이드소울S 등 다른 차기작들의 출시일도 늦춰질 공산이 크다”면서 “TL 흥행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실적 부진이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신작 출시가 요원한 데다 이렇다 할 주가 부양책도 없는 엔씨소프트는 2분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아직은 답이 보이지 않는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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