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세상 모든 존재에 관한 이야기
다음 세대 위한 박경리 일본론
17세기 귀족 21세기 살인마
인간 존재 좇는 신작 여덟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지음|바다출판사 펴냄 


물리학자 김상욱이 물리학의 경계를 넘어서 ‘원자에서 인간까지’ 세상의 모든 존재를 이야기한다. 기본 입자와 원자에서 시작해 존재의 층위를 하나씩 밟아 나간다. 그 과정에서 물질과 생명, 우주와 인간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물리학자에게 사랑이란 필연의 우주에서 피어난 궁극의 우연”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과학의 언어로 사랑을 표현한다. 책을 읽고 나면 차갑게만 보이던 우주가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일본산고」
박경리 지음|다산책방 펴냄 


격동기 한국인의 삶을 그려낸 박경리 작가가 남긴 산문집이다. 「토지」 완간 이후 ‘일본론’을 본격적으로 기획한 그의 미발표 원고와 일본 관련 글들을 모았다. 식민지를 경험한 그는 “우리 세대가 사라지면 이런 글을 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한 일본론을 남기겠다고 밝혀 왔다.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 줏대 없는 식자들의 일본 동조 현상을 목도하면서 뚜렷한 역사 인식과 철저한 조사를 토대로 쓴 글들이다. 

「푸틴의 사람들」
캐서린 벨턴 지음|열린책들 펴냄 


1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중심엔 ‘블라디미르 푸틴’이 있다. 24년째 러시아 대통령으로 장기 집권 중인 그를 러시아인의 80%가 지지하는 이유가 뭘까. 이 책의 저자는 ‘푸틴의 사람들’에게 주목했다. 푸틴이 권력을 잡기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요 사건들을 수많은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조명한다. 푸틴과 그를 둘러싼 소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나라를 약탈했는지 알 수 있다. 

「푸른 수염의 방」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펴냄


「푸른 수염의 방」은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 속 17세기 귀족 남자를 21세기 한국의 연쇄살인마로 해석해서 쓴 소설이다. 「푸른 수염의 방」은 단순한 공포 소설은 아니다. 일종의 복수극이다. 홍선주 작가는 우리 사회가 원하는 정의 구현을 향한 욕망을 높은 완성도로 이뤄냈다.

「무해한 복숭아」
이은규 지음 | 아침달 펴냄


이은규 시인의 신작 시집은 ‘자연·서정·아름다움’에 보내는 일종의 편지다. 시인 특유의 시선은 일종의 미학으로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아간다. 이 아름다움은 서정보다 오히려 사랑의 감각을 닮아있다. 달콤하고 때로는 기묘한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가 돼 있다. 

「비밀 동아리 컨트롤제트」
임하곤 지음 | 이지북 펴냄 


「비밀 동아리 컨트롤제트」는 SF와 청소년의 이야기를 써온 임하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청소년이 경험할 만한 다양한 감정과 고민을 SF적 세계관 안에서 끌고 간다. 작가의 눈을 통해 본 미래 청소년의 현실적 문제는 독자의 공감을 이끌고 특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오로지 뇌 사용에 쓰게 하는 한국의 학업문제를 SF적 언어로 풀어냈다. 

「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들녘 펴냄


이성이란 것은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가. 근대와 현대는 이성주의와 구조주의 아래 성립됐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이라는 것을 처음 확인했을 때 우리가 느낀 건 공포였다.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현대 사회의 이성과 구조성이 얼마나 얄팍한 것인지를 공포 소설의 구조로 다가간다. 호러 소설로서 우리의 이성에 던지는 질문은 때로는 낯선 공포가 될 수 있다. 

「뒤뚱거리는 마을」
이은봉 지음 | 서정시학 펴냄


이은봉 시인은 생태학자이자 자연주의자다. “바람의 집이야말로 모든 세계를 넘나드는 자연의 법칙이며 시인이 선택한 사유의 방식이 된다”는 권성훈 평론가의 해설처럼 이은봉 시인은 바람처럼 고향 땅을 짚어가며 자연물을 노래한다. 시인 스스로가 자연물인 것 같은 이 시집은 자연주의적 면모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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