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 미-중 특강」
54인 석학에게 듣다
미중 관계 변화와 세계 미래

두 나라는 관계 단절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서로가 강력하게 얽혀있다.[사진=뉴시스]
두 나라는 관계 단절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서로가 강력하게 얽혀있다.[사진=뉴시스]

전 세계가 미중 관계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숱한 쟁점을 두고 충돌하며 각국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중 관계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드물다. 경제적·군사적으로 두 나라와 깊게 얽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거대 양국의 경쟁 속에 어떻게 대처하고 생존할지 고민스럽다. 

각종 보도나 뉴스 사이트엔 연일 미중 관계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친미’와 ‘반미’, ‘친중’과 ‘반중’ 등 상호비방과 공격이 혼재한 가운데 균형 잡힌 지식을 접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중국 관련 정보 또한 편향적이다. 중국 정부가 언론에 제약을 가하고 있어서다. 

「하버드대학 미-중 특강」은 미중 관계의 현주소를 바라보는 세계 최고 석학들의 견해를 담고 있다. 오늘날 미중 관계가 직면한 주요 문제들을 정의하고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없앰으로써, 양국 관계의 다양한 분야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정치, 안보, 경제, 과학, 기술, 보건,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자, 분석가, 언론인 등 54명의 저자가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할 문제들을 질문하고 그 답을 풀어내는 형식으로 엮었다. 저자들은 연구와 문헌에 근거해 각각의 문제를 명확히 설명하며, 독자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적절한 정보를 전달한다. 

미중 관계의 변화는 이미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동안 그러리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저자들은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미중 관계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가 대단히 중요한 상황에서 이 책이 그런 지식을 찾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집필 의도를 밝힌다. 

46편의 글에서는 안보, 경제, 군사 개발, 기후변화, 공중 보건,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홍콩과 대만, 신장新疆, 남중국해 등 뜨거운 이슈들도 다룬다. 저자들은 앞으로 미중 관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현실을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갈등과 잠재적 협력 지점들을 짚어낸다.

경제적·군사적 현대화로 세계 주요 강대국 중 하나가 된 중국은 어떤 행동을 하든 미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주목할 것은 지속적인 갈등에도 두 나라가 어느 때보다 상호 긴밀히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상호 의존적 관계가 양국 관계를 결정한다곤 할 수 없지만, 두 강대국이 각자의 기질을 다스리고 생산적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생산적 상호 관계를 위해 서로 다른 견해의 조정과 경쟁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국은 미국의 경쟁자이고, 위협 세력이며, 잠재적 협력 대상이다.” 중국은 국제 문제의 다양한 차원에서 미국의 주도적 위치를 위협하지만, 기후변화·사이버 안보·공공 보건 등 여러 글로벌 문제에 있어선 중국의 참여가 절실하기도 하다. 저자들은 “두 나라가 대립하고 경쟁하는 가운데서도 기후 위기, 팬데믹과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속과 위협을 반복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쉽지 않다. 저자들은 “중요한 건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근거 없는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사실에 입각한 맥락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미중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통찰한다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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