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이슈 아카이브
눈덩이처럼 불어난 자영업 대출
3분기 연속 1000조원 넘어서
중·저소득 자영업자 연체율 심각
조치 안 하면 도미노 부실 우려
1033조7000억원. 지난 6월 26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른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전체 금융기관) 규모다. 사상 최고치로, 수년간 이어진 코로나19와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한계에 부딪혀 연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연체율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영업자 대출이 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 4분기 1019조9000억원에 이어 올 1분기 1033조7000억원으로, 3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다.
연체액도 함께 늘었다. 올해 1분기 연체액은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4조1000억원)보다 53.7%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4분기(24.2%)보다 두배 이상 높다.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분기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 오른 1.00%를 기록했다. 2015년 1분기(1.13%) 이후 최고치다. 연체율 상승폭도 지난해 3분기 0.06%포인트, 4분기 0.12%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소득별로 나눠보면 1분기 저소득층 대출 잔액은 123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119조9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713조9000억원→723조6000억원)와 중소득 자영업자(186조원→187조2000억원) 대출은 각각 9조7000억원, 1조2000억원 늘었다.
연체율은 중·저소득층에서 특히 많이 올랐다. 1분기 저소득층(하위 30%)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1.2%)보다 0.4%포인트 오른 1.6%였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3분기(1.7%)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중소득층(30∼70%) 연체율(1.8%)은 0.5%포인트 상승했는데,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1.9%) 이후 가장 높았다. 고소득층(소득 상위 30%) 연체율(0.9%)은 2019년 3분기(0.9%)와 같았다.
2금융권 대출 연체는 더 심각하다. 1분기 자영업자의 은행권과 비은행권 연체율은 각각 0.37%, 2.52%였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은행권은 0.11%포인트 상승한 반면, 비은행권은 0.92%포인트 급등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분기(0.38%) 이후,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2분기(2.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양정숙 의원은 “올해 9월 말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종료돼 자영업자들의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고,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면서 “정부와 금융권은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늘려 선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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