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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하다 다시 침체
중국 경제 더블딥 위기에
소매판매·생산 지표 꺾여
기대했던 리오프닝 지연
하반기 경기 흐름 어디로

[사진 | 연합뉴스]

경제학에서 더블딥이란 불황에 빠졌던 경기가 살아나는 듯하다가 다시 고꾸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로 따지면, 더블딥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직후 일시적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다가 다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전체 성장률 곡선으로 보면 경기가 두차례(double)에 걸쳐 하강(dip)을 반복하는 셈이다. 참고로 실질 GDP는 가격 변동이 없다는 걸 전제로 계산한 수치다. 현재의 가격을 반영한 건 명목 GDP라 부른다. 

최근 더블딥 위기에 봉착한 대표적인 곳으론 중국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이뤄졌던 봉쇄 조치를 해제한 이후(리오프닝) 7개월 만에 더블딥 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최근 경제 데이터가 너무 나쁜 나머지 대규모 부양책까지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통계를 살펴보자. 리오프닝 직후 중국 경제는 서비스 소비와 생산 부문에서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2022년 4분기 –2.7%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던 소매판매 증가율은 올 1~2월 3.5%로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0.9%였던 서비스업생산 증가율도 5.5%로 대폭 개선됐다. 

이후 훈풍을 타는 듯했던 중국 경제를 향한 기대감은 5월 경제 지표 발표 이후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 거의 모든 지표가 전월 대비 악화하거나 시장 전망치를 밑돌아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3조7803억 위안(약 676조원)으로 4월(18.4%)에 비해 5.7%포인트 감소했다. 5월 산업생산 역시 4월 대비 5.6% 꺾였다. 

청년실업률이 늘어나면서 중국 경제가 더블딥 위기에 직면했다.[사진=연합뉴스]
청년실업률이 늘어나면서 중국 경제가 더블딥 위기에 직면했다.[사진=연합뉴스]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외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 지표도 하락했다. 4월 8.5%였던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5월 –7.5%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4월 4.7%에서 5월 4.0%로 0.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16~24세 청년실업률은 5월 기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표들을 종합하면 중국 경제는 젊은층의 일자리가 줄면서 이들의 소비 여력이 줄고, 소비가 흔들리면서 생산 부진→기업 실적 악화→투자 감소→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덫에 갇혔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며 경기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추가로 인하하고, 부동산 시장 규제가 완화하면 중국 경기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방정부 부채 불안, 미국의 규제 강화 등 경기 하방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미래에셋증권)”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하반기 중국 경제는 과연 더블딥의 파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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