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부 재무설계 4편
이자 확 오른 적금통장
초보 재테크족에게 적금 좋아
비대면 계좌 개설도 효과적

적금을 대하는 재테크족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율이 덩달아 올라서다. 여기에 안전하면서도 착실하게 돈을 불려나갈 수 있다는 장점까지 맞물리면서 적금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적금상품으로 재무 솔루션을 세우는 법을 소개한다.

재테크 초보자라면 먼저 적금부터 가입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테크 초보자라면 먼저 적금부터 가입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춤하던 적금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여러 조건이 붙긴 하지만,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선 연 10% 금리를 적용한 적금상품도 나오고 있다. 어떤 제2금융권 은행은 가입 한도가 없는 10% 금리 상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투자상품보다 예상 수익률이 낮긴 하지만, 은행 이자가 이만큼 오른 건 재테크 초보자들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필자는 요즘 상담자들에게 적금 가입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그럼 필자를 찾아오는 상담자들의 재테크 상태는 어떨까.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한문성(가명·34)씨와 나은영(가명·35)씨 부부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결혼 직후 두 사람은 나씨가 원룸으로 살던 오피스텔에 있는 투룸으로 이사해 월세 생활을 시작했다. 둘의 회사가 오피스텔과 가깝고, 이사하기도 편하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다. 문제는 월세로만 한달에 150만원이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소득에 비하면 월세가 너무 비쌌다.

물론 부부가 이를 모른 채 집을 구한 건 아니다. 부부는 한씨가 결혼 전 가입했던 지역주택조합으로 집을 마련할 때까지만 이 오피스텔에 머물기로 결정했었다. 지역주택조합의 장점은 조합 활동으로 부지를 매입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시 집을 살 여력이 없었던 한씨에겐 솔깃한 제안이었다. 한씨는 조합에 자신이 모아뒀던 돈과 부모님이 보태준 돈 등 7000만원을 가입비로 냈다.

하지만 철석같이 믿었던 조합의 활동은 점점 뜸해졌다. 무엇보다 부지를 확보하는 일이 어려웠다. 지역주택조합의 사정을 잘 아는 땅 주인들이 쉽게 부지를 건네줄 리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사이 한씨 부부는 잠깐 머무를 예정이었던 지금의 오피스텔에서 2년 가까이 지냈고, 부부의 속도 그만큼 타들어갔다.

부부는 답을 찾기 위해 필자를 방문했다. “조합을 믿지 말라”는 필자의 조언대로 부부는 전세대출을 받아 저렴한 전셋집에 들어가 살기로 결정했다. 부부의 가계부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중소기업을 다니는 부부의 월소득은 남편 265만원, 아내 325만원 등 총 590만원이다. 지출은 정기지출 405만원, 비정기지출 월평균 120만원, 금융성상품 100만원 등 625만원이다. 적자는 35만원. 재무솔루션을 짜려면 지출을 대폭 줄여야 했다.

지역주택조합은 부지 매입 성공률이 높지 않다. 꼼꼼히 따져보고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역주택조합은 부지 매입 성공률이 높지 않다. 꼼꼼히 따져보고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씨 부부는 1·2차 상담에 걸쳐 정기지출 155만원, 비정기지출 월평균 15만원 등 총 170만원을 절약했다. 이는 전세 아파트를 구하면서 사라진 월세(150만원)와 새로 추가된 전세대출 이자상환금(월 70만원)이 계산된 액수다. 여기서 적자 35만원을 빼면 부부는 총 135만원을 여유자금으로 확보한 셈이 된다.

월세에서 전세로 바꿔가면서까지 알뜰살뜰 지출을 줄였지만, 여전히 목돈이 부족하다. 현재 부부가 세운 재무 목표는 ‘노후 준비’ ‘7년 안에 전세대출금 상환’ ‘미래의 자녀 교육비 마련’ 등 3가지다. 하나같이 만만찮은 목돈이 필요한 목표들인데, 월 135만원 여유자금으로 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부부는 고민 끝에 한달에 100만원씩 납입하던 인터넷전문은행 통장을 해지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더 좋은 투자상품이나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부부는 총 235만원으로 재무 솔루션을 짤 수 있게 됐다.

이제 본격적인 재무설계를 시작해 보자. 먼저 월 10만원씩 주택종합청약저축에 넣기로 했다. 청약은 내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최소한을 들어둬야 할 보험과 같다. 소득공제 혜택도 있어 절세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집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적금에 월 100만원씩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언급했듯 은행상품은 원금을 잃지 않는다는 최고의 장점을 갖고 있다. 재테크라곤 인터넷전문은행이 전부인 두 사람에게는 적금이 확실하게 돈을 불려나갈 수 있는 안전책이므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나온 은행상품 중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을 신중히 골라 가입했다. 또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이용한 적금(40만원)에도 추가로 가입했다.

부부는 자녀 교육비를 마련할 겸 재테크 감각도 조금 익혀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적립식펀드에 월 30만원씩 불입할 계획을 세웠다. 적립식펀드는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고, 월 납입 방식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자에게 좀 더 유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 슬하에 자녀가 없으므로 미래의 자녀가 본격적인 사교육을 받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장기 투자에 적합한 적립식 펀드가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는 데 적격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마찬가지 목적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도 20만원씩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개만 만들 수 있는 이 상품은 가입자가 보유 중인 예금·적금·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각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이익·손실을 계산해 그에 따른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상품의 장점인데, 수익금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 비과세다. 1년에 최고 2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200만원을 초과할 때만 세금(9.9% 분리과세)을 부과하므로 이 점을 참고하면 좋다.

상담 중 만약을 위해 비상금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CMA통장에도 15만원씩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CMA통장을 낯설어하는 상담자들이 많은데, ‘예금·적금 기능을 갖춘 투자상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이 상품은 고객이 맡긴 예금을 어음·채권에 투자해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쓰는데,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지급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공과금 자동납부, 급여이체, 인터넷 뱅킹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해 비상금 통장으로 주로 쓰인다. 마지막으로 부부의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개인연금에도 20만원씩 납입하기로 했다.

이제 상담이 모두 끝났다. 한씨 부부는 내집 마련에 150만원(청약 10만원·적금 100만원·비대면 적금 40만원), 자녀 교육비 마련에 50만원(적립식 펀드 30만원·ISA 20만원), 비상금 마련에 15만원(CMA통장), 노후 준비에 20만원(개인연금) 등 여유자금 235만원을 골고루 분배했다.

적금 외에도 적립식 펀드, ISA 등 다양한 재테크 상품을 활용할 수 있었던 건 기대 이상의 수확이다. 이러면 부부가 은행상품에만 납입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재테크 감각을 익혀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씨 부부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