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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표절 리스크
배그 외 IP 필요한 크래프톤
눈에 들어온 다크앤 다커
표절 의혹 있지만 게임성 뛰어나
논란 속 모바일 론칭 성공할까

오랫동안 지식재산권(IP) 고갈에 시달린 크래프톤이 모처럼 작품성 있는 새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원작 게임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은 멈출 생각이 없다. 조만간 열리는 게임 전시회에선 해당 게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이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단 건데, 크래프톤의 속내는 무엇일까.

표절 논란이 있는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 판권을 크래프톤이  사들였다.[사진=크래프톤 제공]
표절 논란이 있는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 판권을 크래프톤이  사들였다.[사진=크래프톤 제공]

게임사 크래프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크래프톤이 인디 게임 제작사 ‘아이언메이스’와 손을 잡으면서다. 현재 아이언메이스는 자사 게임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미출시 게임 ‘P3(가칭)’의 소스를 무단 도용했다는 혐의로 넥슨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표절 시비가 발생하자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은 지난 3월 다크앤다커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스팀이 넥슨의 손을 들어줬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때문인지 다크앤다커는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 ‘표절작’으로 손가락질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 버전 출시를 위해 지난 8월 아이언메이스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부터 익스트랙션 RPG(다크앤다커의 장르) 게임을 자체 개발하고 있었다”면서 “원작의 이름만 가져다 쓰고, 그 외엔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스를 사용해 원작 느낌을 구현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게이머들은 “표절 논란이 있는 게임의 IP를 가져다 사용하는 건 상도의에 어긋난다”며 크래프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소 잠잠해졌던 이 논란이 재점화한 건 크래프톤이 오는 16일 열리는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사용할 부스 조감도를 공개하면서다. 부스 중심엔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배치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중세풍인 다크앤다커의 느낌이 나도록 구성했다.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모바일에 제대로 힘을 줬다는 얘기다.

숱한 비난을 받으면서도 크래프톤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게임의 IP를 들여온 이유는 간단하다. 크래프톤은 2017년 출시한 글로벌 흥행작 ‘배틀그라운드’ 이후로 이렇다 할 인기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출시한 ‘테라’가 크래프톤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오긴 했지만, 지난해를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행히 배틀그라운드의 인기에 힘입어 실적은 선방했다. 지난해 크래프톤 매출은 1조854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1.7% 감소)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15.5% 증가한 751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다.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70억원, 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33.6% 감소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크래프톤이 디펜스더비,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신작을 꾸준히 냈지만 장르의 한계로 의미 있는 매출을 거둬들이지 못했다.” 지금으로선 배틀그라운드가 크래프톤의 유일한 먹거리인 셈이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사진=크래프톤 제공]

이렇듯 ‘흥행 IP’가 사실상 고갈된 크래프톤 입장에서 출시 직후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던 다크앤다커는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비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흥행할 수 있을까.

업계에선 “흥행 가능성은 반반이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크앤다커 퇴출 이후 스팀이 비슷한 장르의 게임 10여개 론칭했지만, 하나같이 다크앤다커 인기의 반의 반도 못 따라가고 있다”면서 “그만큼 다크앤다커의 시장 선점 효과가 강력하단 얘기”라고 내다봤다.

국내보단 해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거란 의견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해외 게이머들은 국내보다 다크앤다커 표절 시비에 꽤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배틀그라운드로 탄탄한 해외 유통망을 갖춘 크래프톤이 해외 위주로 서비스를 전개하면 승산이 있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표절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크래프톤이 흥행성 없는 게임을 고르는 ‘오판’을 하진 않았다는 얘기인데, 과연 크래프톤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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